전세계 주요 국가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로 강화했던 방역조치를 완화하면서 엔터테인먼트업계가 월드투어 등 아티스트 해외활동을 본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그동안 일본을 중심으로 해외 음악시장을 공략해오던 엔터업계는 북미 시장에 진출해 한 단계 도약을 꾀하고 있다.

7일 하이브(352820)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방탄소년단(BTS)의 ‘더 시티(THE CITY)’ 프로젝트에는 총 11만4000명의 관람객이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지역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통신기술(ICT)·가전 전시회 ‘2022 CES’ 관람객의 2.5배 규모다. 4회 열린 대면 콘서트에는 총 20만명이 찾았고, 실시간 생중계 관람객은 2만2000명, 온라인 스트리밍 관람객은 40만2000명이었다. 온·오프라인을 통틀어 총 62만4000명의 관객이 BTS의 콘서트를 관람한 것이다.

증권가에 따르면 BTS의 이번 라스베이거스 프로젝트 예상 매출액은 1500억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베스트투자증권(078020)은 공연 티켓 매출 1450억원가량, 기념품 등 MD 매출 280억원가량으로 추산했다. 하이브의 올해 1분기 전체 아티스트 공연·MD 매출은 각각 613억원, 682억원이다. BTS는 내달 컴백할 예정인데, 연내에 또다시 북미 투어를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방탄소년단(BTS) 지민, 제이홉, 진, 정국, RM, 슈가, 뷔가 지난 3월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주경기장에서 열린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 서울(PERMISSION TO DANCE ON STAGE - SEOUL)' 콘서트에서 화려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빅히트뮤직 제공

JYP엔터테인먼트(JYP Ent.(035900))도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다. 그룹 트와이스는 지난 1분기 북미에서 7회 공연을 마치고 앵콜 공연 2회를 앞두고 있다. 7회 공연으로 약 1230만 달러(약 156억원)의 티켓 수입을 올렸는데 이는 아시아 여성 가수로는 최고 기록이다. 또, 같은 기간 트와이스는 새 음반 발매가 없었음에도 27만장의 음반이 팔렸다. 이는 지난 2020, 2021년의 연간 구보(기존 발매된 음반) 출하량(각 15만, 13만장)을 넘긴 수치다.

같은 기획사 소속 그룹 스트레이키즈도 오는 6~7월 북미 투어를 앞두고 있다. 관객 규모는 2년 만에 3배가 커졌고, 전석이 매진되면서 기존 7회 공연을 2회를 더 늘렸다. 스트레이키즈는 지난달 국내 아티스트 사상 세 번째로 빌보드 메인차트인 ‘빌보드 200′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JYP 지난 3월 미국 현지 법인인 JYP USA를 설립하고 유명 레이블인 ‘리퍼블릭 레코즈’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YG엔터테인먼트는 그룹 블랙핑크가 예상대로 3분기 중 컴백하게 된다면 북미에서 최소 20만명대 관객을 모을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블랙핑크의 2019년 북미 공연 관람객은 7만6000명이었는데, 올해는 3~4배 규모의 관객이 공연장을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블랙핑크는 지난해 온라인 콘서트 ‘더 쇼(THE SHOW)’를 개최했는데, 콘서트 시청을 위한 멤버십에 미국 가입자 비율이 19.2%로 가장 높았다.

미국 ‘코첼라 페스티벌’에 출연한 블랙핑크. /YG엔터테인먼트 제공

국내 아이돌 그룹이 리오프닝과 함께 미국 진출에 박차를 가하면서 국내 엔터 산업도 한 단계 도약을 앞두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2010년대까지만 해도 해외공연의 90%는 아시아에서 열렸고 그 중 60~70%는 글로벌 음악시장 2위 규모인 일본이었다. 그러다 BTS가 2017~2019년 북미 진출에 성공하면서 국내 엔터업계는 낙수효과를 누리게 됐다. 북미시장은 전세계 음악 시장규모의 40%를 차지하는 최대 시장인데, 북미에서 이름을 알린 BTS의 존재감이 한국 엔터산업 전체로 확대된 것이다.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지역별 음반 수출액은 최근 북미에서 크게 올랐다. 최근 3년간 아시아에서 42%, 북미에서 92% 증가했다. 전체 음반 판매량 중 북미향 비중도 2017년 2%에서 2021년 11%로 늘었고 구보 판매량 비중도 같은 기간 6%에서 13%로 크게 증가했다.

이혜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신보 발매 후 구보 판매량이 함께 증가하는 현상이 여러 아티스트들에게서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이러한 현상은 새롭게 케이팝(K-POP) 아티스트를 알게 된 전세계 음악 팬들이 해당 아티스트의 기존 음반을 찾아 구매하는 것으로, 케이팝 시장에 신규 팬덤이 유입될 경우 나타난다”고 말했다. 이어 “BTS를 필두로 다수의 케이팝 아티스트들이 북미 공연 시장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2022~2023년 북미 투어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