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소재 제조사인 HDC현대EP(089470)가 기존 사업의 경쟁력 확대와 더불어 수소·전기차, 바이오 플라스틱 등 신산업 성장동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HDC현대EP는 국내 컴파운딩 제조사 1위 지위를 공고히 하기 위해 사업 인수와 파트너링을 추진 중이다. 컴파운딩이란 두 개 이상의 산업 소재를 최적의 배합으로 혼합하는 생산방식, 또는 혼합공정 전반을 설계하는 것을 말한다. HDC현대산업개발(294870) 유화사업부에서 출발해 2000년 1월 별도 법인으로 독립했다.

HDC현대EP 당진공장 전경./HDC현대EP 제공

먼저 HDC현대EP는지난해 10월 SK케미칼로부터 폴리페닐린설파이드(PPS) 사업을 인수했다. PPS는 슈퍼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으로 다양한 활용성을 자랑한다. 금속 대체용의 강한 강도를 지닌 이 소재는 자동차 부품용으로 주로 사용된다. HDC현대EP 관계자는 "기초 원료(base resin)에서 소재 가공까지 수직 계열화의 기반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해 11월엔 CJ제일제당과 바이오 컴파운딩 합작회사를 설립하기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올해 3분기 양산 개시를 목표로 HDC현대EP가 보유 중인 충북 진천 소재 공장에 약 240억원 규모 설비 투자를 진행한다. 합작법인은 CJ제일제당이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할 수 있는 해양 생분해 플라스틱 소재(PHA)를 비롯해 생분해 소재를 활용한 컴파운딩 솔루션 개발 및 바이오플라스틱 대량생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HDC현대EP 관계자는 "자사의 컴파운딩 역량과 CJ제일제당이 보유한 미생물 발효∙정제 기술  결합으로 시너지가 극대화될 전망"이라며 "시장확대 뿐만 아니라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개척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존 생산 체제에도 변화를 줬다. 복합 폴리프로필렌(PP)·폴리에틸렌(PE)을 생산하던 진천공장은 당진공장으로 통합 증축하고, 세종과 김천으로 나뉘어 있던 건자재 공장은 당진으로 통합 이전에 효율성을 높였다. 또 폴리스티렌(PS) 사업은 수요 증가 대응 및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을 위해 증설을 계획하고 있다.

해외 생산 능력도 확충한다. 현재 HDC현대EP는 중국(4개 법인), 인도(2개 법인), 일본(3개 지점) 등에 진출해 있다. 올 들어 인도 중부 지역에 물류창고를 신설한 것을 시작으로 2024년까지 북인도 시장 공략을 위해 제3 공장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정중규 HDC현대EP 대표는 직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통해 "이제는 불확실성의 증대를 넘어 '변화의 상시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변화의 상시화가 사실이라면, 변화에 늘 준비하고 새로운 상황에 긍정적 자세로 도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