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011790)가 지주사로 전환하면서 SK(034730)그룹이 4대 중간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다. SK그룹은 지난해부터 주요 계열사별로 핵심 사업을 분할해 독립하거나 흡수합병하는 방식으로 '딥체인지(Deep Change·근본적 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4대 중간 지주사 체제 전환 후 SK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일 재계에 따르면 SKC는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법적 요건을 충족해 지주회사로 전환된다는 통지서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지주사 전환 기준일은 올해 1월 1일이다. SKC는 지난달 29일 공정위에 지주회사 전환신고 심사를 신청했다.
SKC는 SKCFT홀딩스(100%), 미쓰이케미칼앤드에스케이씨폴리우레탄(50%), SKPIC글로벌(51%), SKC솔믹스(100%), SKC하이테크앤마케팅(100%), SK텔레시스(81.4%), 에스케이티비엠지오스톤(51%), 에코밴스(100%) 등 8개의 자회사를 두고 있다.
SKCFT홀딩스는 SKC가 KCFT(현 SK넥실리스)를 인수하기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SKC는 SKCFT홀딩스를 통해 2020년 1월 전기자동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동박을 생산하는 SK넥실리스를 인수했다. SK넥실리스는 동박 공정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과 생산력을 지닌 업체로 평가받는다. 동박은 배터리 음극재의 핵심 소재다. SKC는 최근 동박 외에도 실리콘 음극재, 반도체 글라스 기판 등 고부가 가치 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SKC의 지주사 전환에 따라 SK그룹은 SK이노베이션(096770), SK디스커버리(006120), SK스퀘어(402340)를 포함해 4개의 중간 지주사를 보유하게 됐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10월 배터리(SK온)와 석유개발(SK어스온) 사업의 분할을 통해 지주회사로 전환했다. SK이노베이션은 친환경 그린 분야를 중심으로 연구개발(R&D), 사업개발, 인수합병(M&A)을 통해 제2, 제3의 배터리와 분리막 사업을 발굴하고 있다.
SK텔레콤(017670)은 지난해 11월 인적분할로 통신회사와 투자회사로 분할됐다. 통신사업은 SK텔레콤이 영위하고, 반도체·정보통신기술(ICT) 투자는 SK스퀘어(402340)가 맡는 구조다. SK스퀘어는 SK텔레콤이 보유하던 핵심 계열사 SK하이닉스(000660)를 넘겨받았고, 보안(SK쉴더스)·커머스(11번가)·모빌리티(티맵모빌리티) 등 비통신 회사를 거느리게 됐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동생 최창원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SK디스커버리는 SK케미칼(285130), SK가스(018670)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SK디스커버리는 2017년 12월 SK케미칼에서 사업을 분할해 지주회사로 출범했다. SK디스커버리를 제외하면 3개 중간 지주사는 최근 6개월 내에 탄생했다.
SK그룹은 이런 지배구조 개편를 통해 빠르게 변하는 글로벌 경영환경 속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체질 개선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SK이노베이션과 SK지오센트릭, SK E&S 등은 기존 주력 사업을 떼내고 친환경 소재와 수소 등 친환경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중장기적으로 지주사인 SK㈜와 이들 중간 지주사의 일부 합병을 통해 친환경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한편 지배구조 개편 작업도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SK㈜-SK스퀘어 합병을 통해 SK㈜가 SK하이닉스를 자회사로 두는 방안이 시장에서 거론되고 있다"며 "SK㈜가 2025년까지 시가총액을 140조원(2일 현재 19조8300억원) 규모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세웠기 때문에 향후 4년 동안 지배구조의 큰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