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그룹 계열사가 36개에서 41개로 늘었다. ‘창업의 길을 가겠다’며 물러난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이 투자한 회사가 늘었기 때문이다.

28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코오롱그룹은 ‘공시대상 기업집단(자산규모 5조원 이상)’ 가운데 공정자산총액 순위가 전년도 40위보다 두계단 내려선 42위를 기록했다. 전체 공시대상기업집단 자산총액 평균 증가율이 12%였는데, 코오롱은 지난해 10조2990억원에서 올해 11조180억원으로 7% 증가하는데 그쳤다. 그런데 같은 기간 코오롱의 계열사수는 36개에서 41개로 5개(13.9%) 늘면서, 전체 공시대상기업집단 계열사수 평균 증가율 10.5%를 웃도는 모습을 보였다.

이웅열 코오롱그룹 전 회장./조선DB

코오롱의 계열사 수가 급증한 이유는 최대주주인 이웅열 전 회장이 적극적으로 벤처에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전 회장은 지난 2018년 11월 그룹 내 모든 직책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이 전 회장은 당시 임직원에게 보낸 서신에서 “앞으로 코오롱의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청년 이웅열’로 돌아가 새로 창업의 길을 가겠다. 그 동안 쌓은 경험과 지식을 밖에서 펼쳐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코오롱 계열사로 올해 신규 추가된 법인 중 이 전 회장의 벤처 투자와 관련이 있는 법인은 비아스텔레코리아, 파파모빌리티, 트래스코, 메모리오브러브, 어바웃피싱 등이다. 이밖에 올해 사명을 인유즈로 바꾼 아르텍스튜디오도 이 전 회장이 투자한 회사다.

비아스텔레코리아는 도시락 및 식사용 조리식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회사로 올해 1월 신설됐다. 회사 소재지는 코오롱 계열사들이 다수 입주해 있는 서울 종로구 효자로 15 다모여빌딩이다. 이 전 회장은 비아스텔레코리아 지분 100%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8년 설립된 차량 공유 서비스 파파모빌리티는 이 전 회장이 선도적으로 투자한 뒤, 코오롱이 추가로 투자한 사례다. 코오롱(002020)과 파파모빌리티에 따르면, 코오롱은 지난 21일 60억원을 제3자배정유상증자 방식으로 출자해 파파모빌리티의 지분 72.2%를 확보하기로 하면서 자회사가 됐다. 이 전 회장은 2020년에 파파의 2대 주주로 이름을 올린 상태였다. 이에 따라 파파모빌리티 관계자가 투자한 회사 마이스 산업 벤처인 트래스코도 코오롱 계열사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어바웃피싱과 메모리오브러브도 이 전 회장이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다. 어바웃피싱은 낚시 관련 플랫폼 벤처로, 코오롱인더스트리 패션부문 출신 송동현 대표가 이끌고 있다. 메모리오브러브는 의류 리폼 판매 플랫폼인 1PEACE를 운영하는 업체다. 이 전 회장이 투자한 미국 법인 SINB USA. INC의 이원광 대표가 대표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