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탈원전과 신재생에너지 육성 정책은 임기 내내 위법, 졸속, 특혜라는 오명이 따라다녔다. 탈원전 정책은 월성1호기 조기 폐쇄 경제성 조작을 시작으로 위법과 편법, 졸속으로 얼룩졌다. 원전을 대신한다며 대규모 예산을 투입한 신재생에너지 정책은 5년 간 좌충우돌하며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친환경 에너지로 둔갑한 육상 태양광은 국토 훼손 비판으로 멈춰섰고, 해상 풍력발전은 기술력 부족과 주민 반발에 부딪혀 사업 착수도 못하고 있다.
여기에 운동권 출신 좌파 시민단체 인사들이 태양광 사업에 뛰어들면서 문재인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좌파 시민단체 비지니스'가 됐다는 논란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 태양광이 할퀴고 간 산림, 여의도 17.6배... 해상풍력은 성과 '0'
문재인 정부는 임기 초반 신재생에너지의 빠른 확산을 위해 육지 태양광 보급을 몰아붙였다. 부지 선정 문제가 없는 정부 소유 산림에 나무를 벌목하고 대규모 태양광을 설치하는 방법을 택했다. 그러면서 이를 친환경 에너지라고 홍보했다. 이런 방식의 태양광 보급은 국토 훼손 논란을 불러왔다.
문재인 정부 들어 태양광 설치를 위한 산림 훼손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2015년 522헥타르(ha·1ha는 1만㎡), 2016년 529ha였던 태양광 설치 목적 산지전용 허가 면적은 문재인 정부 첫해인 2017년 1425ha로 3배 늘었다. 그러다 2018년에는 2443ha까지 증가하며 정점을 찍었다. 2016년과 비교하면 4.7배가 늘어난 것이다.
이후 야당과 환경단체들이 산림 파괴를 중단하라며 육지 태양광을 반대하고 나섰다. 결국 산림 태양광 허가 면적은 2019년 1024ha, 2020년 229ha로 대폭 줄었다. 지난해에는 허가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2017~2020년 태양광 발전 설비를 위해 훼손된 산림 면적은 총 5131㏊다. 이는 서울 여의도의 17.6배에 달하는 면적이다. 벌채된 입목은 총 259만8000여 그루다.
문재인 정부는 국토 훼손 문제로 산지 태양광을 더이상 추진하지 못하자 바다와 도심으로 눈을 돌렸다. 문 대통령은 2020년 해상풍력 발전의 세계 5대 강국 도약 비전을 발표하고 전국 해안에 대규모 풍력발전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풍력업계에 따르면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는 전남 신안(8.2GW), 울산(6.6GW), 전북 서남해권(2.4GW) 등 전국 116곳에서 2030년까지 모두 12GW(원전 12기) 규모의 해상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하는 중이다.
해상풍력은 사업 시작 전부터 실효성 논란에 휩싸였다. 세계 최대 규모로 추진되는 전남 신안 해상 풍력의 경우 풍속이 평균 초속 7.2m로 알려져있다. 문재인 정부는 이 지역 풍속이 9m/s에 달한다고 발표했지만, 근거 자료는 공개하지 않았다. 풍력발전소 선진국들은 풍력발전을 위한 풍속을 11m/s로 보고 있다. 현재 사용되는 풍력발전기의 설비 용량도 통상 11m/s 풍속의 바람이 발전기 정면으로 불어올 때를 기준으로 한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풍속이 약하고 풍향도 일정하지 않아 유럽에서 사용하는 같은 풍력 발전기를 우리나라 앞바다에 가져다 놔도 발전량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며 "현재 국내에서 사용되는 풍력발전기는 주로 2~5㎿급인데, 5㎿급도 많지 않다. 문재인 정부 계획대로 해상풍력 용량이 12GW에 도달하려면 우리나라 해안에 수만개의 풍력발전기를 설치해야 한다"고 했다. 현재 상업 운영 중인 해상풍력은 124.5㎿에 불과하다.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한 해상풍력 부지 가운데 현재 첫삽을 뜬 곳도 전무하다. 정부로부터 발전사업허가를 받았지만 환경영향평가, 해상교통안전진단, 사전재해 영향성 검토 등의 행정 절차를 밟고 있다. 해상 풍력발전 예정 부지 대부분이 어민들의 반대로 사업 진행이 더디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해상 풍력 발전을 재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 도심으로 파고든 태양광 사업... 운동권 먹잇감됐나
백두대간에서 퇴출된 태양광은 서울 도심으로 파고들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은 역점사업으로 도심 태양광 보급사업을 추진했다. 서울시는 2017년부터 태양광 사업에 1조70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때부터 에너지 업계에서는 서울시 태양광 사업이 운동권 출신의 먹이사슬 중 하나로 전락했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원전 업계에 오래 종사한 한 인사는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계기로 시민단체와 환경단체가 탈원전을 주요 의제로 들고 나왔고, 진화를 거듭해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까지 이어진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 이전에도 탈원전으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산업이 뜰 것이란 걸 미리 알아본 운동권들이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환경단체가 탈원전을 주장하고 운동권 출신이 태양광 사업을 하는 '좌파 비즈니스'인 셈"이라고 말했다.
이런 소문은 실제로 드러났다. 감사원 감사 결과에서 태양광 업체 총 68곳이 협동조합이나 주식회사 등의 형태로 서울시 태양광 사업에 참여해 536억원의 보조금을 받았다. 14개 업체는 보조금 118억원을 수령한 뒤 곧바로 문을 닫아버렸다. 감사원 감사에서는 업체 3곳이 서울시로부터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녹색드림협동조합(녹색드림), 서울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햇빛발전), 해드림협동조합(해드림) 등이다.
녹색드림, 햇빛발전, 해드림은 2014~2018년 6월 말까지 서울시 미니태양광 설치사업 보급 대수의 51.6%(2만9789개)를 수주했다. 이들은 보조금 248억6100만원 가운데 124억4300만원(50.0%)을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당시 감사 결과를 토대로 박원순 전 시장에게 주의를 요구했다.
당시 3곳 업체의 대표들이 모두 친여 성향 단체 출신이라는 점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당시 보도자료를 내고 "햇빛발전 박승옥 이사장은 한겨레두레공제조합, 전태일기념사업회에서 활동했고 해드림 박승록 이사장도 한겨레두레공제조합 출신"이라며 "친여 성향 협동조합과 서울시의 유착관계가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녹색드림 이사장이 운동권 출신 허인회씨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파장이 일기도 했다. 허씨는 고려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1985년 서울 미국문화원 점거농성 사태를 주도하는 등 반미투쟁을 이끌었다. 한때 586 운동권 대부로 통했던 인물이다. 1999년 허씨가 국민회의(더불어민주당 전신) 외곽 조직인 '새천년을 향한 청년개혁연대(청년개혁연대)'를 출범하고 공동대표를 올랐을 때 이인영 통일부장관과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 민주당 핵심 인사가 그의 밑에서 운영위원으로 일했다. 여권 내 그의 입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는 2001년 16대 총선, 2002년 보궐선거, 2004년 17대 총선에서 연거푸 낙선했다. 이후 미국으로 떠났다가 3년만에 귀국해 녹색건강나눔이라는 회사를 차리고 사업가로 변신했다. 이후 다시민주주의포럼 대외협력팀장, 녹색드림협동조합 이사장, 환경운동연합 녹색정치위원장 등으로 활동하며 시민·환경단체로 보폭을 넓혔다. 그가 몸담은 환경운동연합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계기로 국내 탈원전 운동을 주도했던 단체다. 녹색드림은 서울주택도시공사(SH)로부터 미니 발전소 사업 25건을 따냈는데, 당시 SH 사장이 변창흠 전 국토부 장관이었다.
허씨는 국회에 도청탐지 장치 납품을 청탁한 혐의 등으로 2020년 8월 구속됐다가 지난해 2월 보석으로 풀려나 재판을 받고 있다. 허씨는 직원들의 임금과 퇴직금 등 5억여원을 체불한 혐의도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차기 정부에서 시민·환경단체 출신의 태양광 사업 특혜 의혹에 제대로 수사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감사원도 최근 인수위에 국가 보조금을 받은 시민단체의 회계를 점검하겠다고 보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