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최근 꺼낸 신안 해상풍력 발전단지 속도조절론이 해상풍력용 발전기자재 영역을 새로운 먹거리로 삼으려던 두산에너빌리티(034020)(옛 두산중공업) 전략의 복병으로 등장했다. 신안 해상풍력 발전단지 사업은 48조원을 투입해 해상풍력발전기 1000여기를 공급하는 사업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올해 초부터 신안 앞바다에서 최신형 8㎿급 발전기 실증을 시작했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는 10년 이상 풍력사업 투자를 확대하며 공을 들여왔다. 풍력은 터빈 기술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데, 두산에너빌리티는 화력발전 및 원자력발전용 터빈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최근 세계 5번째로 발전용 가스터빈 독자 개발에 성공하는 등 이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다.

8MW급 해상풍력발전기. /두산에너빌리티 제공

두산에너빌리티는 2021년도 사업보고서에서 "해상풍력은 최근 급격한 성장 추세"라며 "전세계적으로 2030년까지 270GW 규모의 발전기 설치가 전망되고, 국내는 해상풍력 중심의 성장을 계획중이며 18GW 규모의 풍력 발전기 설치가 전망된다"고 밝혔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11년 국내 최초로 3㎿급 풍력 발전기를 개발해 총 70기(210㎿)를 시장에 공급했다. 2017년엔 5.5㎿급 기술을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에는 제주한림해상풍력에 5.56㎿급 발전기 18기(100㎿)를 공급하는 계약도 체결했다.

지난해에는 창원 본사에 풍력2공장을 준공하고 인력도 확충해 연간 생산 능력을 66㎿에서 지난해 111㎿로 늘렸다. 5.56GW급 20기를 생산하는 규모다. 올해 1월부터는 347억원을 들여 개발한 최신형 8㎿급 해상풍력발전기 시제품을 전남 영광 국가풍력실증센터에 설치해 실증 사업을 하고 있다. 이 센터가 위치한 곳이 바로 신안 해상풍력 발전단지로, 인수위 지역균형발전특위가 관련 브리핑에 앞서 지난 16일 시찰한 곳 중 한 곳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8.2GW 규모의 신안 해상풍력 발전단지의 사업 속도·수위가 재검토 될 경우 시장규모가 축소가 불가피하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사업전망상 신안 단지는 향후 국내시장 18GW의 45.6%를 차지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신안 사업의 재검토는 울산 등 타지역의 해상풍력 발전사업 계획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앞서 대통령직인수위 지역균형발전특위원회는 지난 19일 브리핑에서 "새 정부의 에너지 믹스 기조 변화에 맞춰 해상풍력 발전단지의 (조성) 속도와 수위를 조절하는 등 신중하게 재검토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면서 "실제 설비용량과 발전량이 다른 점을 고려해 경제성을 신중하게 따져봐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 정부가 탈원전을 추진하며 신재생에너지 투자를 급하게 늘리는 과정에서, 충분한 준비없이 사업을 추진했다는 인식이 깔려있다.

해상풍력발전업계에서는 인수위 측 입장이 지역균형발전특위 조직 차원의 주장이란 점에 주목하면서도, 향후 정책기조 전환 가능성을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다. 다만 차기 정부에 두산에너빌리티 사외이사를 지낸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 내정자 등 업계 상황을 잘 아는 이들도 있는 만큼, 신재생에너지 사업 중에서도 태양광과 풍력 관련 정책 운명이 갈릴 것이란 기대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