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 여파로 노후 화력발전소들이 조기 폐쇄되면서 한전KPS(051600)의 일감이 줄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전력(015760)의 자회사인 한전KPS는 발전 설비 정비 전문 공기업이다. 차기 정부가 친(親)원전 공약을 내세우고 있는 만큼, 향후 원전 가동이 늘어나면 관련 정비 일감 확보를 통해 충분히 대응 가능하다는 분석도 있다.

21일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한전KPS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325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작년 1분기 대비 42.3% 줄어든 수준이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 줄어든 3121억원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한전KPS의 이번 분기 실적 부진이 탄소중립을 추진하는 문재인 정부의 석탄화력발전소 퇴출 조치와 무관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작년 5월 삼천포화력발전소 1·2호기의 가동을 영구 중단시킨 데 이어 올해 1월에는 호남화력발전소 1·2호기를, 2월에는 울산 기력발전소 4·5·6호기를 퇴역시켰다.

충남 보령의 석탄 화력발전소 모습. /조선DB

한전KPS의 전체 매출액 가운데 35%(작년 기준)가 화력발전소 정비 물량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노후 발전소 폐쇄는 일감 축소를 의미한다. 발전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노후 발전소 조기 폐쇄 조치에 따라 수명을 연장하는 대신 가동 중지의 길을 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력발전소의 수명은 통상 30년이지만, 성능개선사업 등을 통해 5~10년씩 수명 연장이 가능하다.

앞으로도 노후 화력발전소의 퇴출이 예정돼 있다. 2024년에는 삼천포발전소 3·4호기가, 2027년과 2028년에는 5·6호기가 차례로 가동 중지될 예정이다. 여기에 정부가 작년 10월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따르면, 오는 2050년까지 국내 석탄화력발전소는 모두 퇴출될 예정이다.

일감은 줄어드는데, 영업비용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노무비 부담은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1분기 노무비 전망액은 1252억원으로 작년 1분기 대비 약 3% 증가했다. 이는 화력발전 부문 매출액 1016억원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유재선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외형 감소와 노무비 증가로 한전KPS의 마진 하락이 불가피하다"라고 분석했다.

발전업계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친원전 정책을 내세우고 있는 만큼, 한전KPS가 장기적으로 매출처를 확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윤 당선인은 신재생에너지와 원자력을 조화시켜 국가 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달성한다는 계획인데, 이를 위해 먼저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재개하겠다는 방침이다. 신한울 3·4호기가 조기 완공되면 한전KPS는 시운전정비, 경상·계획예방정비 관련 매출이 늘어날 수 있다.

한전KPS는 원전 건설이 재개되기 까지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우선 해외 발전소 정비 시장 진출을 통해 수익 다변화를 꾀하겠다는 입장이다. 한전KPS는 꾸준히 해외 정비 사업을 수주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년 사이 8%대에서 15%대까지 상승했다.

한전KPS 관계자는 "고도의 정비기술력을 바탕으로 신흥국 시장을 꾸준히 개척하고 있다"며 "해외시장 개척과 지분투자 사업을 꾸준히 추진해 성장 동력을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