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중국 상하이 봉쇄가 장기화하면서 오히려 미국 서부 해안의 항만 적체는 완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최대 컨테이너 항만인 상하이항을 통해 수출하는 물량이 줄자 자연스레 미주 서안에 도착하는 선박 수도 감소한 것이다. 전 세계적인 해운대란의 시작점이었던 아시아~미주 서안 노선이 개선세를 보이고 있지만, 일시적인 효과라는 전망도 나온다.
14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미국 로스앤젤레스(LA)항과 롱비치항의 대기 선박 수는 전날 기준 44척으로 집계됐다. 지난 1월 100척이 넘던 것과 비교해 절반 아래로 줄었다. 지난달과 비교해도 대기 선박 수가 20척 이상 감소했다.
미국 대기 선박이 줄어든 것은 중국의 '제로 코로나(칭링·淸零)' 정책의 여파로 풀이된다. 상하이시는 지난달 28일부터 2주 넘게 봉쇄 중이다. 전 세계 최대 컨테이너 항만인 상하이항을 통해 수출하는 물량이 줄고 자연스레 미주 서안에 도착하는 선박 수도 감소하는 연쇄 효과가 나타났다. 올해 1분기 미국에 약 520만TEU 규모의 컨테이너가 이동했는데, 이 가운데 60%가 중국에서 출발한 물량이었다.
운임도 하락했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아시아~미주 서안 노선 운임은 지난 2월 18일 FEU당 8117달러를 정점으로 지난 8일 7860달러로 내렸다. 글로벌 해운컨설팅업체 드류리(Drewry) 집계치는 하락 폭이 더 컸다. 상하이항~LA항 노선 운임 기준 지난 1월 20일 FEU당 1만1797달러에서 현재 8824달러로 25%가량 낮아졌다.
그동안 태평양 항로는 해운대란의 시작점으로 지목됐다. 2020년 하반기부터 아시아~미주 서안 노선이 선복을 빨아들였고, 해상 운임 급등으로 이어졌다. 소형 선박까지 몰려들었다. 코로나 사태 전 아시아~미주 서안 노선에 투입됐던 컨테이너선의 평균 크기 6000TEU급이었는데 올해 1분기에는 4000TEU까지 내려갔다. 그만큼 항만의 컨테이너 처리 속도는 더 떨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했다.
상하이 봉쇄가 악순환을 한번 끊어준 셈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LA항과 롱비치항의 컨테이너 처리량이 매달 늘어나는 추세인 것을 고려할 때 항만 상황이 점진적으로 나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 상하이 봉쇄 효과는 일시적이라는 게 중론이다. 상하이 공장들이 정상 가동을 시작하면 다시 물동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다음달부터 태평양해사협회(PMA)와 미국 서부항만노조(ILWU)가 교섭을 시작하는데, 교섭 결렬로 파업이 벌어지면 해운대란으로 번질 수 있다. 해운사 관계자는 "국 내 생산 설비가 정상 가동하면 밀렸던 물량을 쏟아내야 해서 단기간에 선복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며 "오히려 국내 수출기업들의 선복 부족 문제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