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분기 전 세계 조선 시장 점유율 50%, 신조선가 13년 만에 최고치.'
국내 조선업계가 올해 들어서도 수주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새로운 선박을 만드는 가격도 2009년 호황 이후 최고치다. 다만 조선업의 특성상 수주 물량이 실적에 반영되기까지 시차가 있어 올해 3분기까지는 적자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064850)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중간지주사 한국조선해양이 올해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4조1503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1분기보다 12.7% 늘어난 수준이다. 하지만 14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할 것으로 예측했다.
다른 조선사 역시 1분기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사들은 대우조선해양의 올해 1분기 매출은 1조3158억원으로 전년보다 19.4% 늘지만, 영업손실은 41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1분기 매출 1조6650억원에 633억원 영업손실을 냈을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1분기 수주 성적표는 역대급이다. 국내 조선 3사는 올해 1분기에만 131억8000만달러(약 16조원)어치를 수주했다. 한국조선해양 산하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은 연간 수주 목표의 40%인 70억달러 규모의 수주 계약을 따냈다. 대우조선해양은 연간 수주 목표의 47%(41억8000만달러), 삼성중공업은 23%(20억달러)를 채웠다. 이에 힘입어 국내 조선업계의 올해 1분기 전 세계 시장 점유율은 50%를 찍었다. 조선·해운 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가 관련 조사를 시작한 1996년 이후 최대치다.
하지만 조선업은 이런 실적이 반영되기까지 시차가 발생한다. 선박을 건조한 뒤 대금을 모두 받기까지 보통 2년이 걸리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성적표는 2019년 하반기에서 2020년 상반기 수주 상황이 반영된다. 수주 가뭄과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발생으로 신조선가가 저점을 찍던 시기다.
시장에선 조선사들이 오는 4분기부터 실적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조선해양의 경우 연간 실적으로 흑자 전환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부회장은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2022년 4분기부터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자회사들의 실적 턴어라운드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역시 2023년부터 경영 상황이 제 궤도에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장 상황은 긍정적이다. 클락슨리서치의 신조선가 지수는 지난 1일 기준 157을 기록, 2009년 이후 최고점을 찍었다. 특히 지난해 초와 비교해 '네오 파나막스(1만5500TEU)'급 컨테이너선과 '피더(2000TEU)'급 컨테이너선 가격이 40% 이상 올랐다. 컨테이너선 수주가 많은 중국 조선소들도 제값 받기에 나서고 있다는 의미다. 국내 조선소 입장에선 저가 경쟁 부담을 덜 수 있다.
변수는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원자재 가격이다. 지난해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이 조(兆) 단위 적자를 냈던 것도 후판(두께 6㎜ 이상의 두꺼운 철판) 가격이 톤(t)당 50만원 오른 영향이 컸다. 올해 상반기에는 후판 가격이 동결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으나, 최근 철광석과 원료탄 가격이 뛰면서 추가 인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수주가 호황인 것은 맞지만, 선박 가격보다 건조 비용이 늘어나는 속도가 빠른 상황"이라며 "올해도 철강재 가격 등이 추가로 인상되면 흑자 전환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