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이르면 2023년 도입될 예정인 가운데, EU 의회가 초안보다 강화된 내용을 수정안에 담아 우리 수출에 부담이 커질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3일 발표한 'EU 의회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수정안 평가와 시사점'에 따르면, EU 의회가 지난 12월 공개한 수정안이 초안과 비교해 가장 크게 달라진 내용은 ▲CBAM 적용 품목 확대 ▲CBAM 적용 및 무상배출권 폐지 조기 시행 ▲탄소 배출범위에 간접배출 포함 등이다.

벨기에 브뤼셀 유럽연합(EU) 본부. /로이터·뉴스1

최초 초안에서 CBAM 적용 품목은 철강, 전력, 비료, 알루미늄, 시멘트 등 5개였으나 의회 수정을 거치며 유기화학품, 플라스틱, 수소, 암모니아 등 4개 품목이 추가되면서 9개로 늘어났다. 연구원이 이들 품목에 대해 2019-2021년간 우리나라가 EU로 수출한 연평균 수출액을 분석한 결과, 초안 5개 품목의 경우 30억달러 규모로 대(對)EU 총수출 가운데 5.4% 수준이었다. 수정안 9개 품목의 3년 연평균 수출액은 55.1억 달러로 같은 기간 EU 수출의 15.3%였다. 초안과 수정안의 수출 비중이 3배 이상 차이 나는 것으로, 그만큼 국내 관련 업계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수정안은 CBAM이 적용되는 탄소 배출의 범위도 '상품 생산과정에서 배출'되는 직접 배출만 포함하는 것에서 '상품 생산에 사용된 전기의 발전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을 의미하는 간접배출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확대했다. 특히 한국은 2020년 기준 전력 1㎾h(킬로와트시)를 생산할 때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량이 472.4g으로 EU(215.7g), 캐나다(123.5g) 등 선진국 대비 2~4배가량 많아 부담이 훨씬 클 전망이다.

수정안은 당초 EU 집행위원회가 CBAM 도입시기로 제시한 2026년을 2025년으로 1년 앞당겼고, EU 내 탄소누출 위험 업종으로 분류되는 사업장에 무상으로 할당하고 있는 탄소배출권을 폐지하는 시기도 2036년에서 2028년으로 조정했다.

신규섭 무역협회 연구원은 "EU 의회는 올해 상반기 중에 최종안을 도출할 예정"이라면서 "최종 법안이 또 수정안을 얼마나 반영할지 알 수 없지만, 현재로서는 초안보다 업계의 부담을 늘리는 내용을 담고 있어 관련 업계 및 기관의 세밀한 영향평가와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