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 있는 현대중공업 조선소. /현대중공업그룹 제공

현대중공업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불허한 EU(유럽연합)의 결정에 불복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28일 현대중공업그룹에 따르면 지난 23일 EU를 상대로 대우조선해양 인수 불허 방침을 재고해달라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했다. 그룹 관계자는 "조선시장의 지배력을 단순 점유율만으로 평가한 당시 EU의 결정은 비합리적이었다"며 "이를 EU 법원을 통해 판단을 받아보고자 소송을 제기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소송은 EU 법원의 판단을 들어보기 위한 취지일 뿐, 대우조선해양 합병을 재추진하기 위한 목적은 아니라고 한다.

앞서 지난 1월 13일 EU 집행위원회 산하 경쟁분과위원회는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을 승인하지 않았다.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낳아 경쟁을 해치고, 유럽의 에너지 안보에 위협을 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현대중공업그룹은 EU의 인수합병 불허 발표 당일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다음 날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한 기업결합 신고를 자진 철회했다. 산업은행과 인수 계약을 맺으면서 해외 경쟁당국 6곳 중 1곳이라도 승인을 하지 않으면 인수를 철회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소송과는 별개로 현대중공업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작업은 사실상 전면 중단된 상태다.

조선업계에서는 주채권 은행인 산업은행에 공이 넘어갔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산업은행은 이달 중 경영 컨설팅을 마무리하고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구체적인 매각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이동걸 회장은 대우조선해양에 신규자금 수혈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만큼, 주인 찾기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산업은행이 자회사인 KDB인베스트먼트에 대우조선해양 지분을 이관한 뒤 매각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