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6개 상장 항공사 직원 1189명이 지난해 직장을 떠난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처음 시작된 2020년 퇴직자(1167명)보다 많은 규모다. 항공사들은 해외여행 수요가 다시 살아나고 있지만, 단기간에 경영 상황이 개선되기 어려운 만큼 직원수가 다시 늘어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4일 회사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대한항공(003490)의 지난해 말 직원 수는 1만7992명으로 전년보다 526명 줄었다. 같은 기간 아시아나항공(020560)은 288명 감소한 8664명이었다. ▲제주항공(089590) 124명 ▲티웨이항공(091810) 105명 ▲에어부산(298690) 74명 ▲진에어(272450) 72명 등에서도 직원들이 회사를 떠났다. 항공사들은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아 해고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회사를 떠난 직원은 모두 정년퇴임이나 자발적 퇴사자들이다.

그래픽=손민균

전체 직원대비 감소율로 보면 에어부산이 10.2%로 가장 컸고, 이어 제주항공 9.4%, 진에어 8.1% 순이었다. 화물사업을 중심으로 실적을 방어한 대형항공사(FSC)와 달리 저비용항공사(LCC)들이 경영난이 계속되고 있어 직원들의 퇴사도 많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LCC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 첫해에는 비교적 앞으로 '내년'이면 좋아질 것이라는 희망으로 버텼지만, 올해로 3년째 무급휴직이 이어지면서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가장들이 회사를 많이 관뒀다"고 말했다.

무급휴직 등의 영향으로 1인당 급여도 전반적으로 줄었다.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직원 1인 평균 급여액이 2020년보다 400만원 감소한 3600만원이었다. 에어부산은 700만원 줄어든 3800만원, 제주항공은 600만원 적은 3900만원이었다. 진에어는 전년과 같은 5200만원이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전년보다 약 100만원 늘었으나, 2019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1000만원 이상 급여가 적었다.

항공업계는 세계적으로 입국 금지가 해제되고 격리 완화도 확대되고 있어 해외여행 수요가 점차 살아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영난도 그만큼 개선될 수 있다는 의미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증편을 추진하고 있고, LCC들도 트래블버블(여행안전권역) 국가를 중심으로 운항에 나섰다. 제주항공은 오는 30일부터 부산~사이판 노선을 재개하고, 진에어는 다음달 16일부터 부산~괌 노선에 다시 비행기를 띄운다.

다만 실제 회사 상황이 회복되려면 1년 이상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전 세계 항공 여객수가 올해는 2019년의 83%, 2023년에는 94%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올해 여객 수요가 되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은 분명하지만, 코로나 상황이 언제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지 않느냐"며 "여객 수요가 살아난다고 해도 채용과 임금 회복이 바로 이어지기도 쉽지 않아 오히려 직원 수가 더 줄어드는 항공사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