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해외 여러 국가들이 여행 목적 방문객들의 입국 규제를 완화하고 정부도 접종 완료자의 격리를 면제하는 등 빗장을 풀기 시작하면서 국내 항공사들이 줄줄이 국제선 운항을 늘리고 있다. 그러나 항공업계 일각에선 “입국 규정만 완화했을 뿐, 국제노선 운항 기준은 아직 완화되지 않아 제한이 많다”며 답답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21일부터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해외 입국자는 자가격리가 해제된다. 대상자는 코로나19 백신 2차 또는 얀센 백신 1회 접종 후 14일에서 180일 이내인 접종 완료자, 그리고 3차 접종 완료자다.

지난 6일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대한항공 여객기가 이륙하고 있다. /뉴스1

외교부도 다음달 중 여행경보를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는 지난 13일 오미크론 변이바이러스 확산을 이유로 전 국가에 대해 특별여행주의보를 내렸다. 특별여행주의보는 다음달 13일까지 유지될 예정이지만, 4월 중에 코로나19 사태 전 통상적인 국가별 여행경보 체제로 전환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정부 차원의 여행 자제령도 자연스럽게 풀릴 것으로 관측된다.

해외여행 수요는 최근 크게 늘었다. 인터파크투어에 따르면 지난 11~13일 해외 항공권 예약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7배 늘었고 지난달 같은 기간보다도 2.8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11일은 정부의 입국자 격리 면제 발표날이었다. 노선별로는 미주(39.1%), 유럽(31.5%), 동남아시아(18.9%), 대양주(6.9%), 일본(3.3%) 등의 순으로 많았다.

우리 정부를 포함해 대부분의 국가가 해외 여행객에 대해 빗장을 풀면서 국내 항공사들은 최근 해외 노선 증편에 나섰다. 특히 일본은 이달 들어 하루 입국 제한 인원을 기존 3500명에서 7000명으로 대폭 늘렸다. 한국에서 출발하는 3차접종 완료자의 자가격리도 7일에서 3일로 줄었다.

대한한공은 다음달부터 인천과 일본 나리타를 오가는 노선을 6회에서 7회로 늘릴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020560)도 지난해 4월 이후로 멈췄던 인천~일본 나고야 노선 운항을 다음달 재개한다. 나리타, 오사카, 후쿠오카 등 기존 노선도 운항 횟수를 늘린다. 4월 3일부터는 하와이 노선도 2년 만에 운항을 재개한다.

저비용항공사(LCC) 진에어(272450)는 4월 16일부터 부산~괌 노선 운항을 다시 시작한다. 지난해 3월 중단된 뒤 2년 여 만으로, 주 2회 운항할 예정이다. 에어부산(298690)도 4월 중 부산~괌, 부산~사이판 노선을 주 1회에서 2회로 늘린다. 제주항공(089590)도 부산~사이판 노선 운항을 오는 30일부터 재개할 예정이다.

그래픽=손민균

입국 정책은 나라마다 달라 주의가 필요하다. 외교부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외국인 입국을 금지하고 있는 국가·지역은 총 54개다. 이 가운데 27개국은 백신접종자에 한해 입국을 허용하고 있다. 한국발 입국자에 대한 입국 규정을 해제한 국가와 지역은 13개다.

국내 항공사가 직항 운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국가 가운데, 여행 목적 입국이 금지된 나라는 중국과 홍콩,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다. 일본과 대만은 입국은 가능하나 반드시 격리를 해야 하고, 그밖에 직항 취항지는 접종을 완료했거나 음성이 확인된다면 격리 없이 여행할 수 있다.

괌과 사이판 등 트래블버블 체결 국가를 비롯해 다수의 동남아, 미주, 오세아니아 국가가 그렇다. 독일과 프랑스, 네덜란드 등 유럽국가도 접종을 마쳤거나 음성확인서가 있다면 격리 없이 갈 수 있다.

특히 영국과 몽골은 백신접종 증명서, 회복증명서, 음성확인서 등 코로나19 관련 서류를 제출하지 않아도 입국할 수 있다. 격리 의무도 없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처럼 자유로운 왕래가 가능해진 것이다.

항공업계는 노선 증편 허가 요건이 완화되지 않은 데 따른 답답함도 호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선 노선을 더 늘리려면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허가 기준은 완화되지 않은 채 그대로”라며 “트래블버블 노선에 대해서도 여전히 70% 좌석 제한이 걸려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6개월 단위로 나던 노선 허가가 방역을 이유로 매월 이뤄지니 미리 준비하는 데도 제약이 많다. 증편 계획을 세우다가 허가가 안 나 무산된 경우도 있다”며 “입국 규정 완화와 함께 노선 증편 기준도 완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