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1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2′에서 최윤호 삼성SDI(006400) 사장은 기자들에게 이같이 말했다. 인터배터리는 국내 최대이자 아시아 3대 이차전지산업 전문 전시회로 꼽힌다. 올해는 LG에너지솔루션(373220)·SK온·삼성SDI 등 배터리 3사를 비롯해 배터리·소재·부품 관련 기업 250여개사가 참가해 기술력과 미래 비전을 선보였다.
이날 최 사장을 비롯해 지동섭 SK온 사장, 이방수 LG에너지솔루션 사장, 전영현 한국전지산업협회장(삼성SDI 부회장) 등은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함께 각 기업의 부스를 관람했다.
이들이 가장 먼저 찾은 곳은 540㎡(약 163평) 규모로 마련된 삼성SDI 부스였다. 삼성SDI는 이날 독자 브랜드 '프라이맥스(PRiMX)'를 최초 공개했다. 프라이맥스는 지난해 말 삼성SDI가 업계 최초로 출시한 배터리 브랜드로, '최고 품질의 배터리로 고객에게 최상의 경험을 선사한다'는 의미가 담겼다.
삼성SDI는 프라이맥스 젠5 배터리를 넣은 BMW i4 신형 전기차를 부스 한 가운데에 전시했다. BMW i4의 경우 오는 28일 국내에 출시되는 신형 모델로 1회 충전 시 378~429㎞를 달릴 수 있다. BMW i4 역시 이날 처음으로 공개됐다.
최 사장은 "배터리는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며 "배터리 업계의 유일한 독자 브랜드인 '프라이맥스'를 베이스로 2030년쯤이면 새로운 것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SDI는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의 시범생산라인을 지난 14일 착공하고 양산 준비에 돌입한 바 있다. 주요 배터리 기업 중 전고체 시범생산라인을 착공한 회사는 삼성SDI가 처음으로, 2027년쯤 본격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 부스에선 제너럴모터스(GM) 허머 트럭, 테슬라 모델Y 등 완성차를 비롯해 정보통신기술(ICT) 디바이스, 가정용 에너지저장장치(ESS), 전기자전거, E-스쿠터, 전동공구 등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가 탑재된 다양한 제품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특히 배터리 업계에서 유일하게 전고체 배터리에서 고분자계·황화물계를 모두 개발 중인 만큼 관련 기술력도 함께 전시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6년부터 고분자계 전고체 배터리를 양산하고, 2030년부터는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를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이 외에도 업계 최초로 알루미늄을 첨가한 4원계 배터리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기존 대비 에너지 밀도와 주행거리가 각각 16%, 20% 이상 향상된 '롱셀(Long Cell)'도 선보였다.
문 장관과 배터리 CEO들이 다음으로 찾은 곳은 SK온 부스였다. SK온은 지난해 10월 SK이노베이션(096770)으로부터 분리 독립한 이후 처음으로 일반 대상 전시회에 참가했다. '파워 온(Power On·추진하다)'이란 주제로 구성됐는데, 전원(on) 버튼을 형상화한 커다란 원형 터널 형태로 진입로가 제작돼 관람객의 눈길을 끌었다. SK온은 터널 끝에 NCM9 배터리를 전면에 배치했다. SK온 관계자는 "현존 리튬이온 배터리 중 최고 수준의 성능을 내는 고성능 배터리"라고 소개했다.
SK온은 지속 진화하는 안전 기술도 소개했다. 양극과 음극의 접촉을 차단하는 프리미엄 분리막과 분리막을 쌓는 기술인 Z-폴딩 기법, 특정 배터리 셀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배터리 팩 전체로 화재가 번지지 않도록 열을 차단하는 'S-Pack' 기술을 공개했다. SK온 배터리가 탑재된 페라리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인 SF90 스파이더 차량도 만나볼 수 있었다. 문 장관은 SK온 배터리 뒷면에 '성공을 기원합니다'라는 메시지를 즉석에서 새겨넣기도 했다.
이날 배터리 업체들은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세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정부의 지원을 촉구하기도 했다. 최 사장은 문 장관과 배터리 기업 CEO들이 모인 자리에서 어떤 얘기가 오갔냐는 질문에 "공급망에 대한 우려가 제기돼 다같이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지 사장도 "배터리 생태계가 잘 육성될 수 있도록 정부가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중요하며, 배터리 생태계 발전과 함께 원소재 공급의 안정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배터리 주요 원재료에 대해 완성차 고객들과 가격연동 계약이 돼 있어 영향은 현재 제한적이지만, 장기적으로 불확실성이 지속될 경우 부정적인 영향이 생길 수 있어 예의주시 중"이라며 "주요 원재료 업체들과의 장기 공급계약을 비롯해 소수 지분투자, 합작사 설립 등을 통해 안정적인 물량 확보와 가격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