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005380)와 기아(000270) 등 완성차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가능해졌다. 관련 논의가 시작한 지 3년 만이다.
17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생계형 적합업종 심의위원회는 중고차 판매업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하지 않기로 의결했다. 심의위는 소상공인·중소기업·중견기업·대기업 관련 단체와 동반성장위원회가 추천한 민간위원 15명으로 구성돼 있다.
심의위는 "중고차 판매업은 도·소매업이나 자동차 및 부품 판매업보다 소상공인 비중이 작고, 소상공인의 연평균 매출액은 크다"며 "무급가족종사자 비중도 작아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요건 가운데 규모의 영세성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완성차업계의 중고차 시장 진출로 소상공인의 피해가 충분히 예상되나 중고차 시장은 지속해서 성장하고 있다"며 "완성차업계의 진출로 중고차 성능·상태 등 제품의 신뢰성 확보, 소비자 선택의 폭 확대 등 소비자 후생 증진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했다.
중고차 매매업은 2013년 대기업 진출을 제한하는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됐다. 2019년 2월 보호 기간이 만료됐으나, 중고차 업계는 같은해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다시 지정해달라고 중기부에 요청했다. 중기부는 2020년 5월까지 결론을 내야 했지만 미뤄왔고, 이날 심의위에서 결론이 났다.
다만 대기업이 곧장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심의위는 부대의견으로 "완성차업계의 중고차 시장 진출에 따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중소기업사업조정심의회'에서 이러한 점 등을 고려해 적정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앞서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와 전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등 중고차 단체들은 현대차와 기아에 대해 올해 1월에 사업조정을 신청했고, 중기부는 이에 '일시정지 권고' 조처를 내렸다. 중기부는 사업조정 신청을 받으면 대기업 등에 조정심의회 심의결과를 통지할 때까지 사업 진출을 일시 정지하도록 권고할 수 있다.
중기부 권고를 따르지 않으면 사업조정심의회 심의를 거쳐 해당 대기업에 이행을 명령할 수 있고, 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1억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중기부는 "현재 당사자 간 자율조정이 진행 중으로 중소기업 피해 실태조사 이후 사업조정심의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