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체결 10년을 맞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양국 간 무역과 투자를 큰 폭으로 확대하고 공급망 결속을 강화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의 '한‧미 FTA 10년 평가와 과제' 보고서를 11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양국 간 상품무역은 FTA 발효 전(2011년) 1008억달러에서 2021년 1691억 달러로 10년간 67.8% 증가했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 4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D.C.에서 캐서린 타이(Katherine Tai)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회담을 갖고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통상정책 공조,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철강 232조 등 한-미 양국 간 통상 현안을 논의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미국이 한국 상품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1년 9.3%에서 2021년 13.4%까지 증가하면서 미국은 한국의 2대 무역상대국으로 부상했다. 같은 기간 한국이 미국의 상품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7%에서 3.5%로 늘면서 한국은 미국의 여섯번째 무역 상대국이 됐다.

자동차와 부품, 석유제품, 이차전지, 냉장고, 합성수지 등이 수출을 주도했고 그 결과 무역수지 흑자는 FTA 발효 전 연간 116억 달러에서 2021년 227억 달러까지 증가했다.

한·미 FTA 이후 상호 간의 투자도 활발했다. 미국은 한국의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 1위 국가로, FTA 발효 이후 전체 외국인투자(FDI)에서 미국이 차지한 비중은 22.3%였다. 또 한국 기업의 최대 해외 투자처는 미국으로, 우리 해외 투자 가운데 대(對)미 투자가 차지한 비중은 25.2%였다. 최근 한국의 미국 투자는 이차전지와 반도체, 전기차 등을 중심으로 크게 늘었는데, 미국 내 생산기반 확충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한국 기업의 시장 확대 기회가 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 FTA는 양국 간 공급망 협력 강화에도 중추적 역할을 해온 것으로 평가됐다. 반도체 산업의 경우 안정적인 투자 기반 위에 미국은 설계한·미 FTA디자인, 한국은 제조 분야의 강점을 바탕으로 강력한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구축했다. 배터리 산업 역시 한국 배터리 생산기업과 미국 완성차 기업들의 합작 투자로, 한국 기업은 대규모 고객사를 선점해 경쟁국 대비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미국 완성차 업체는 안정적으로 배터리를 공급받는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이밖에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의약품 위탁생산체제(CMO)를 기반으로 하는 양국간 협력이 백신 동맹으로 발전한 것도 공급망 결속 강화의 예로 꼽혔다.

무역협회는 보고서를 통해 "한·미 FTA 체결과 무역·투자 확대로 더 긴밀해진 경제협력관계를 바탕으로 한국은 미국의 주요 공급망 파트너로 성장했다"며 "특히 미·중 갈등과 코로나19로 촉발된 공급망 위기를 겪으며 신뢰 중심의 공급망 재편이 더욱 강조되는 가운데, 반도체, 배터리, 의약품 등 핵심산업을 중심으로 양국 간 공급망 협력은 강화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무역협정이 경제안보 측면의 동맹관계 강화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이유진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미국이 최근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를 내세워 동맹 및 파트너 국가들과의 연대를 강조하고 있다"며 "한·미 FTA를 통한 양국 간 협력관계를 새로운 지역 경제안보 동맹 논의에 어떻게 연계할 것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