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 소재기업 에코프로(086520)의 이동채 회장이 대표직을 내려놓는다. 주요 계열사의 경영진도 전면 교체한다. 최근 내부자 거래 의혹과 화재 사고 등 각종 악재에 휘말린 상황에서 지배구조 개편으로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9일 에코프로에 따르면 이사회 결의에 따라 오는 29일 정기 주주총회 종료 후 이 회장이 회장직은 유지하되, 대표이사에서 물러난다. 에코프로의 새 대표이사는 김병훈 에코프로비엠(247540) 사장이 맡는다.

이동채 에코프로 회장이 28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기업설명회(IR)에서 투자자 및 이해관계자들에게 최근 공장 화재, 주식 내부자거래 혐의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유튜브 캡처

에코프로는 또 사내이사에 박재하 에코프로 재경실 실장을, 사외이사에 하종화 세부법인 두리 회장과 안태식 서울대 경영대 교수를 신규 선임하기로 했다. 에코프로 관계자는 “최고경영자(CEO) 1인 중심의 지배구조에서 벗어나 이사회 중심의 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자회사 경영진도 바뀐다. 에코프로의 핵심 자회사인 에코프로비엠 대표이사엔 주재환 전 일진머티리얼즈 사장이 내정됐다. 에코프로비엠의 대표이사를 외부 인사가 맡는 것은 처음이다. 최문호 에코프로비엠 최고기술책임자(CTO)는 기술 총괄사장을 수행할 예정이다. 또 김장우 SK이노베이션 재무실장을 사내이사로 내정하는 등 사내·외 이사 4명을 신규 선임할 계획이다.

에코프로에이치엔(383310)은 사내이사에 김문상 생산담당 상무와 이주형 경영지원담당 상무를, 사외이사에 김명선 원스파이어 대표를 신규 선임하기로 했다.

이번 지배구조 개편은 지난달 28일 발표한 ‘미래성장 계획’과 맞물려있다. 당시 이 회장은 앞으로 5년간 에코프로그룹 전체 매출을 15조원 이상, 영업이익 15%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비전 515′를 제시했다. 이 회장은 그러면서 “최근 발생한 오창 공장 화재, 내부자거래 이슈의 원인은 큰 폭의 외형 성장에 발맞춰 회사의 내부통제 시스템을 충분히 구축하지 못한 데 따른 것”이라며 “전사적으로 거버넌스 혁신, 준법 경영 체제를 확립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