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시스템(272210)이 필리핀에 함정 전투체계(CMS·Combat Management System) 수출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7일 확인됐다. 전투체계는 다양한 센서·무장·통신과 지휘체계를 통합 운용하기 위한 전략 무기체계로, 함정의 '두뇌' 역할을 하는 핵심 시스템이다.
한화시스템이 수주한 함정 전투체계는 현대중공업이 처음 건조하는 필리핀 초계함에 들어가게 된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필리핀 국방부와 3100톤(t) 초계함 2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건조계약 규모는 5830억원으로, 2025년까지 필리핀에 인도될 계획이다. 배수량 3100t급, 길이 116m, 폭 14.6m에 달하는 이 함정은 순항 속도는 15노트(약 28㎞/h)으로, 항속 거리는 4500해리(8330㎞)다. 대함미사일과 수직발사대(VLS)가 탑재되고, 대공 탐지 능력을 높일 수 있는 AESA 레이더가 장착될 예정이다.
초계함은 기습적인 적의 공격에 대비해 연안의 해상경계 임무를 수행한다. 함포와 기관포, 대함 미사일 등을 탑재하고 있으며, 규모가 더 큰 군함인 구축함을 보조하는 역할도 맡는다. 초계함은 다른 함선들의 눈이 돼 적의 공격을 사전에 차단하는 역할을 해 이들 무기를 통합 운용하는 함정 전투체계가 더욱 중요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한화시스템은 함정 전투체계 개발능력과 성능개량 및 후속 군수지원 인프라까지 보유하고 있는 국내 유일한 기업이다. 1980년대부터 40여년간 함정 전투체계를 개발해왔고, 해군의 함정·잠수함 등 80여척에 전투체계를 공급했다. 현재 차기 호위함인 FFX-Ⅲ, 한국형 차기 구축함 KDDX 등 전투체계를 개발하고 있다. KDDX는 6000t급 '미니 이지스함'이라 불리며, 총 사업규모는 7조8000억원에 이른다.
한화시스템의 함정 전투체계는 최신 정보통신기술(ICT)은 물론, 세계 표준의 오픈 아키텍처 기술을 적용해 함정의 임무와 특성에 따라 다양한 구성이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 또 연합·합동작전에 필수인 멀티 전술데이터링크 통합 기술을 보유했고, 사용자 편의성을 고려한 인체공학 설계가 적용됐다. 한화시스템은 이러한 기술력을 인정받아 지난 2019년 필리핀에 300억원 규모의 함정 전투체계를 수출하기도 했다.
한화시스템의 이번 수주는 적극적인 수출 전략 덕분인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지난달 이스라엘 대표 방산기업 이스라엘항공우주산업(IAI)과 손잡고 함정 전투체계의 아시아 시장 수출을 위한 공동 마케팅 추진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두 회사는 한화시스템의 함정 전투체계 및 체계통합 기술과 IAI의 함정 무장 및 센서 기술 등을 토대로 아시아를 비롯한 글로벌 시장 진출에 대한 협력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동남아시아 주요 수출국인 필리핀과도 꾸준한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11월 필리핀 해군에 훈련센터를 기증하기 위한 착공식을 개최했다. 이는 2019년 8월 필리필 해군이 운용 중인 3000t급 호위함 성능 개량 사업을 계약할 당시 약속했던 내용이다. 한화시스템은 앞으로도 군 현대화를 진행 중인 필리핀 수출 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