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포스코에너지의 연료전지사업부(현 한국퓨얼셀) 물적분할과 관련된 전기사업법 위반 혐의 제재 절차를 2년여 만에 재개할 예정이다. 포스코에너지는 2019년 11월 정부의 인가를 받지 않고 연료전지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한국퓨얼셀을 설립했다가 정부의 제재 대상이 됐다. 국내 최초 수소 연료전지 기업인 한국퓨얼셀은 정부 제재와 소송 등에 휘말리면서 정상적인 영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

3일 관련 부처와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 전기위원회는 최근 전기사업법 위반에 따른 포스코에너지의 제재 절차를 재개할 계획이다. 전기위원회는 당초 지난 1월 포스코에너지가 관련 자료를 제출함에 따라 제재 심의를 시작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포스코에너지가 서류 미비 등을 이유로 심의 연기를 요청하면서 제재 절차가 미뤄졌다.

전기위원회는 포스코에너지가 산업통산자원부 장관의 인가를 받지 않고 연료전지사업부를 물적분할했다며 2020년에 과징금 처분을 내렸다. 전기사업법에 따르면 포스코에너지와 같은 전기사업자가 사업부문을 분할하려면 정부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 이를 어길 시 6개월 영업정지 또는 최대 4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한다.

산업부는 과징금 처분과 함께 한국퓨얼셀에 대한 사후 조건부 인가를 결정했다. 이후 포스코에너지가 정부 조건을 이행키로 하면서 제재 절차도 일시 중단됐다. 지난 1월 포스코에너지가 전기위원회에 조건부 인가 관련 이행 결과를 제출했다. 이후 포스코에너지가 서류 보완을 이유로 심의 연기를 요청했고 전기위원회가 이를 받아들였다.

산자부 관계자는 "관련 자료를 제출받아야 제재 관련 심의를 할 수 있는데 포스코에너지가 서류를 보완하겠다고 해서 심의에 착수하지 못했다"고 했다.

한국퓨얼셀 포항 공장./포스코에너지 제공

포스코(POSCO)그룹은 2019년 11월 연료전지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포스코에너지 연료전지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한국퓨얼셀을 설립했다. 포스코에너지는 내부 의결 절차만 거쳐도 사업부문 분할이 가능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정부는 포스코에너지의 사업부문 분할을 전기사업법 위반으로 판단하고 제재 절차에 착수했다. 포스코에너지는 한국퓨얼셀이 제조 분야에 해당하기 때문에 전기사업법을 적용받지 않는다는 입장이었으나, 전기위원회는 법제처의 유권해석을 받아 최종 과징금 부과를 결정했다.

산자부는 한국퓨얼셀 분할을 승인하면서 두가지 조건을 내걸었다. 기존 고객사에 '신설법인인 한국퓨얼셀이 포스코에너지와 계약한 미국 퓨얼셀에너지로부터 주요 부품을 받아 공급할 수 있다는 담보를 입증하는 것'과 '포스코에너지가 기존 고객사들과 체결한 LTSA(고객서비스) 계약 유지와 갱신에 대해 한국퓨얼셀과 연대책임을 지는 것'이다.

2007년부터 수소 연료전지 분야에서 협력 관계를 이어오던 포스코에너지와 퓨얼셀에너지는 당시 계약 문제 등을 놓고 국제 소송을 진행 중이었다. 퓨어셀에너지는 플러그 파워, 블룸에너지와 함께 미국 연료전지의 3대기업으로 꼽힌다. 그러다 지난해 11월 양사가 합의점을 찾고 소송을 취하하기로 하면서 첫번째 조건은 해결됐다. 구매자와 장기간 유지보수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인 LTSA도 한국퓨얼셀이 일부 계약을 갱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퓨얼셀은 2007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수소 연료전지 사업에 뛰어든 기업으로, 포스코그룹 수소 산업의 핵심이었다. 2013년에는 시장 점유율 90%로 압도적인 1위 기업이었다. 매출 역시 사업 초창기인 2008년 138억원에서 2014년 2097억원으로 16배가 뛰었다. 그러나 두산퓨얼셀(336260) 등 경쟁사의 등장과 퓨얼셀에너지와의 불화, 정부 제재, 각종 소송 등이 겹치면서 사실상 관련 사업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한국퓨얼셀의 매출은 340억원으로 포스코에너지 매출의 3.04%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는 기존에 판매했던 설비에 대한 LTSA 사업을 위주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