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POSCO)그룹이 창립 54년 만에 지주회사 체제로 새 출발했다. 지주회사 포스코홀딩스를 중심으로 신사업 투자는 물론 조직 전반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종합 관리할 계획이다. 포스코그룹은 이를 통해 철강 중심에서 '친환경 소재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2일 포스코그룹에 따르면 새 지배구조는 지주회사 포스코홀딩스를 최상단으로 산하에 철강 사업회사 포스코, 포스코케미칼, 포스코인터내셔널(047050), 포스코건설 등을 거느리는 형태다. 포스코홀딩스는 그룹의 성정전략을 수립해 인수·합병(M&A)과 구조조정 등을 주도하고, 연구·개발(R&D) 분야를 총괄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포스코그룹의 ESG 전략을 수립하고 탄소중립 로드맵을 관리하고 이끌 계획이다.
포스코그룹은 포스코홀딩스를 중심으로 친환경 소재로 체질을 개선해 2030년까지 기업가치를 3배 이상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철강사업은 CCUS(탄소 포집 및 활용·저장기술)와 수소환원제철 기술 완성 등 친환경 생산 체제로의 단계적 전환하는 것이 핵심 과제다. 포스코는 2030년까지 사업장 내 탄소를 10% 감축하고, 친환경 사업에 쓰이는 철강재를 개발해 사회적인 탄소 감축 10%도 달성할 계획이다.
친환경차 관련 사업이 대표적이다. 포스코는 친환경차에 쓰이는 초고강도 경량강판 '기가스틸' 100만톤(t) 생산체제를 갖췄고, 현재 연간 10만t 규모였던 구동모터용 무방향성 전기강판의 생산능력도 2025년까지 40만t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신재생에너지에 쓰이는 강재 통합브랜드 '그린어블(Greenable)'도 출시했다. 태양광발전설비용 고내식 도금강판, 풍력타워·하부구조물용 후판, 수소배관·고압용기용 열연강판 등이 주요 제품이다.
이차전지 소재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포스코케미칼은 2030년까지 연간 양극재 42만t, 음극재 26만t 생산체제를 갖추는 것이 목표다. 연간 친환경차 500만대 이상에 쓰이는 물량이다. 특히 음극재는 기존의 흑연계뿐만 아니라 실리콘계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차전지 핵심 소재인 리튬과 니켈도 2030년까지 각각 연간 22만t, 14만t 생산할 예정이다.
수소사업도 미래 먹거리다. 포스코그룹은 2030년까지 연간 수소 50만t을 생산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특히 수소와 연계한 액화천연가스(LNG), 암모니아 등의 에너지 사업도 확대한다. 관련해 포스코와 포스코에너지가 최근 전남 광양에 LNG 터미널 2기를 더 짓기로 했다. LNG 터미널이 2025년까지 준공되면 포스코그룹은 총 8기·133만㎘ 규모의 터미널을 확보하게 된다. 포스코는 암모니아 터미널도 강원 삼척과 경북 포항 등에 구축해 2030년까지 총 터미널 용량을 283만㎘까지 늘릴 예정이다. 확장에 따라 에너지사업 매출이 지난해 약 2조3000억원에서 2030년 8조600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사업을 추진하면서 중소기업과의 상생도 강화하고 있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주목받는 반도체용 희귀가스 개발이 대표적이다. 포스코는 반도체용 특수가스 전문기업 TEMC와 협력해 올해부터 광양제철소 산소공장에서 네온(Neon)을 생산하고 있다. 추출한 네온을 TEMC가 독자 기술로 정제한 뒤 완제품인 엑시머 레이저 가스까지 만드는 구조다. 광양제철소 산소공장에서 연간 고순도 네온 약 2만2000N㎥(노멀 입방미터)를 생산할 수 있는데, 국내 수요의 16%가량을 충족하는 양이다. 포스코는 반도체용 희귀가스인 크립톤(Krypton)과 제논(Xenon)도 중소기업과 협력해 2023년 상반기까지 생산할 예정이다.
공급망 전반의 ESG 관리도 이어지고 있다. 포스코는 올해 PHP(POSCO Honored Partner) 공급사로 38개사를 선정했다. 포스코는 2004년부터 기술과 품질, 1년간의 거래실적 등을 종합 평가해 PHP 공급사를 선정하고 있다. PHP 공급사에 선정되면 보증금 면제부터 제철소 출입 우대, 동반성장 프로그램 우선 선발 등의 혜택을 받는다. 포스코는 특히 PHP 공급사 평가에 ▲환경·안전 ▲사회공헌 활동 ▲공정거래 실천 등 ESG 경영 지표도 도입했다. 이 같은 인센티브 제도를 통해 밸류체인(가치사슬) 전반으로 ESG 경영을 확대하는 것이 포스코의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