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소재 A기업 관계자는 "설비는 점점 스마트화되는데, 청년은 수도권으로 빠져나가고 고령 인력만 지역에 남아 공장 운영에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충남 지역에 위치한 B기업 관계자 역시 "코로나 사태로 내국인은커녕 외국인 근로자 채용도 어려워 일용직으로 겨우 버티고 있다"라고 토로했다.
기업 현장에서 지방 소멸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 8일부터 열흘간 전화와 온라인으로 수도권 이외 지역에 있는 513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68.4%가 '지방소멸에 대한 위협을 느낀다'고 답했다. '못 느낀다'는 응답은 31.6%에 그쳤다.
지방 소재 기업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으로는 '인력 확보'(50.5%)였다. 저출산 추세로 생산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청년층이 대거 수도권으로 이동하면서 기업 현장에서 구인이 심각한 문제로 떠오른 것이다.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2020년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순유출된 청년 인구는 약 9만3000명 수준으로, 2010년과 비교해 두 배 가까이 뛰었다. 또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2년간 외국인 근로인력이 6만명 가까이 감소하면서 인력난이 심화됐다. 지방기업들은 '판로 개척'(14.0%)과 '자금 조달'(10.9%), '기술 개발 역량 부족'(7.2%), '사업 기회 부족'(7.0%), '물류 인프라 부족'(5.1%) 등을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대한상의는 "지방 소재 기업이 지방 소멸 위협을 느끼는 것은 급격한 인구 감소로 인한 탓도 있지만, 지역 간 불균형 심화로 불안감이 고조된 영향도 있다"라고 분석했다. 조사에 따르면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불균형이 '최근 더 확대됐다'고 응답한 비율이 57.9%였다. '불균형이 감소했다'는 응답은 13.3%였다.
기업들은 지역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부가 '지역별 특화산업 육성'(55.0%)을 지원해야 한다고 답했다. 지역의 지리적·산업적 특성은 물론, 최근 급변하고 있는 산업구조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역별 특화산업과 거점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기업들은 '조세 감면'(38.4%), '지역인재 육성(38.2%)', '지역 R&D 지원 확대'(34.1%) 등이 정부에 바라는 중점과제로 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