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아연 등 비철금속(구리, 아연, 금 등 철이 아닌 금속) 가격이 강세를 보이면서 제련업체인 고려아연(010130), 영풍(000670) LS니꼬동제련 등은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에 따라 금값과 달러 가치가 오르는 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25일 한국광해광업공단에 따르면 전날 아연 가격은 톤(t)당 3670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30%가량 올랐다. 연(납) 가격도 전년 동기보다 12.7% 높은 t당 2370달러에 거래됐다. 유럽에 러시아산 액화천연가스(LNG)가 원활하게 공급되지 않으면서 전력난으로 이어졌고, 전기 사용량이 많은 유럽의 제련소들이 정상 운영을 할 수 없게 됐다. 아연과 연 재고가 전년 동기의 반 토막 수준으로 줄면서 가격이 올랐다.
아연과 연 가격이 강세를 보이는 만큼 국내 제련업체의 매출도 탄력을 받게 됐다. 고려아연은 매출에서 아연과 연의 비중이 40%가 넘는다. 영풍 역시 아연괴(아연 덩어리)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30% 이상을 차지한다.
금과 인듐 등 주요 부산물 가격이 뛰는 것도 마찬가지다. 제련업체는 광산업체와 계약을 맺고 정광을 제련하는데, 계약보다 많은 양의 생산분(프리메탈·freemetal)은 제련업체 몫이다. 금은 전날 트로이온스당 1936.3달러에 거래됐는데, 최근 1년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인듐 가격도 전년 동기보다 35% 올랐다.
달러 강세도 수출 비중이 큰 제련업체에 긍정적이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지면서 원·달러 환율은 1200원 선을 넘어섰다. 고려아연은 매출에서 수출 비중이 60~70% 수준이고, 영풍도 아연괴의 60%가량을 수출한다. 여기에 더해 유럽 제련소의 운영 차질 등으로 지난해 급락했던 제련수수료(TC)도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제련업계 관계자는 "TC를 두고 매년 제련업체와 광산업체가 줄다리기를 한다"며 "올해는 지난해보다 TC 협상 결과가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 전망도 긍정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064850)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고려아연이 올해 연결기준 매출 10조9000억원, 영업이익 1조16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보다 매출은 9.3%, 영업이익은 6.2% 늘어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영풍의 매출은 17.9% 증가한 4조2200억원, 영업이익은 1120억원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하면 정광 등 원료비도 상승하는 만큼 제련업체의 수익성이 크게 좋아지기 어렵다는 평가도 있다. 제련업체 관계자는 "제품 가격이 오르는 만큼 원료비도 따라 올라갈 가능성이 큰 만큼 이익이 많이 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오히려 국제 유가나 LNG 가격이 워낙 높아져 전기요금이 예정보다 추가로 더 오를까 걱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