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000120) 본사를 불법 점거한 민주노총 전국택배노조가 점거를 일부 해제하겠다고 발표하고, 이튿날 CJ대한통운 곤지암 메가허브터미널에 진입을 시도했다. 진입에는 실패했지만 간선 택배차량의 출차를 방해했다. 택배노조가 본사 1층 로비도 여전히 점거하고 있어 CJ대한통운 직원들이 출근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22일 택배업계에 따르면 택배노조원 120여명은 이날 오전 7시쯤 CJ대한통운 곤지암 메가허브터미널 진입을 시도했다. 방호인력과 경찰이 막아서면서 진입에는 실패했다. 택배노조원들은 이후 터미널 정문을 막고 간선 택배차량의 출차를 방해했다. 이로 인해 2시간동안 170여대의 간선 택배차량이 터미널을 빠져나가는 데 애를 먹었다. 상황은 오전 11시 30분쯤에서야 마무리됐다.

22일 경기 광주시 CJ대한통운 곤지암 메가허브터미널 앞을 민주노총 택배노조원들이 가로막고 있다. /CJ대한통운 제공
택배노조, CJ대한통운 곤지암 메가허브터미널 '길막' / 조선비즈

곤지암 메가허브터미널은 수도권 전 지역과 일부 지역 시·군의 택배가 거쳐 가는 핵심 물류 시설이다. 곤지암 메가허브터미널에서 택배를 분류, 지역 터미널로 물건을 보내면 다시 각 택배기사가 배송하는 구조다. 이날 간선 택배차량 출차가 택배노조의 방해로 늦어지면서 전체 배송 시간도 지연될 전망이다. 특히 화요일은 일주일 가운데 택배 배송물량이 가장 많은 날이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본사 3층의 인력을 빼내면서 대화를 운운했던 택배노조가 이튿날 아침 핵심시설인 곤지암 메가허브터미널 점거를 시도하는 이중적 행태를 보였다"며 "출차 방해와 진입 시도는 택배 서비스에 막대한 지장을 가져오는 만큼 국민생활과 소상공인 생계에 심각한 피해를 주는 행위"라고 말했다.

그러나 택배노조는 입장문을 통해 "곤지암 허브터미널 앞에서 CJ대한통운에 대해 항의하는 집회를 개최하였을 뿐 진입시도를 계획한 사실이 없다"며 "향후에도 CJ대한통운이 계속 대화를 거부할 경우 곤지암 터미널에서 집회를 열 것"이라고 했다.

지난 17일 오후 10시 30분쯤 민주노총 택배노조원들이 점거하고 있는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건물 3층으로 술과 과자가 든 것으로 보이는 쇼핑백을 밧줄에 매달아 들여보내려 하고 있다(왼쪽). 그러나 이후 쇼핑백이 도중에 찢어지면서 안에 있던 술병 등이 바닥에 떨어졌다. /CJ대한통운 제공

민주노총 전국택배노조는 전날 불법 점거하던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3층에선 물러났지만, 1층 로비에서는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진경호 택배노조위원장은 전날 '2022 전국 택배노동자 대회'에서 "마지막 대화의 기회를 다시 한번 주기 위해 대승적으로 특단의 조치를 단행하겠다"며 "3층 점거 농성을 풀겠다"고 말했다.

CJ대한통운은 택배노조가 주 출입구인 1층 로비를 점거하고 있는 만큼 불법 점거 상태는 변함이 없다고 했다. 본사에 후문이 따로 없어 로비에서 농성을 벌이면 직원들이 출입할 수 없는 구조다. 특히 택배노조가 앞서 불법 점거하는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이 있었던 만큼 노조가 1층에 남아있으면 직원들이 정상적인 근무를 할 수 없다는 게 CJ대한통운의 설명이다. 당시 직원 30여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CJ대한통운 본사 건물에서 일하는 직원은 총 1200여명인데, 지난 10일 택배노조가 본사 건물을 기습 점거한 뒤 1000명은 재택근무를 하고, 200여명은 주변에 CJ대한통운이 임대하고 있던 사무실에서 더부살이를 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불법점거자의 전면 퇴거가 없다면 불안에 떨고 있는 임직원들의 출입 및 정상적인 근무가 불가능하다"며 "회사가 정상적인 근무를 하기 위해서는 1층 로비 점거 중단이 필수적인 만큼 택배노조의 전면적인 즉각 퇴거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CJ대한통운 직원들도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Blind)에 "제발 일터에서 나가 달라" "해도 너무한다" 등의 글을 올렸다.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과의 직접 교섭을 거듭 주장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택배노조는 고용관계인 대리점과 교섭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CJ대한통운은 택배노조의 본사 점거가 장기화하면서 영업·수주 제한 등으로 100억원이 넘는 손해를 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