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BTS)이 2년 반 만에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콘서트를 개최한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주춤했던 엔터테인먼트업계가 주요 K팝 아티스트의 온·오프라인 콘서트 재개로 이익 증대를 꾀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브(352820) 소속 BTS는 3월 10일과 12~13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온·오프라인 콘서트를 개최한다. BTS가 서울에서 공연을 여는 것은 2019년 10월 월드투어 이후 약 2년 반 만이다. 10일과 13일 콘서트는 오프라인 공연과 함께 온라인 라이브 스트리밍이 동시에 진행된다. 둘째 날(12일) 공연은 영화관에서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라이브 뷰잉(극장판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될 예정이다.
이번 공연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모처럼 열리는 국내 대면 공연인 데다가, 5만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잠실 주경기장에서 열려 관심을 받고 있다. 오프라인 공연은 엔터사 매출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주요 수입원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콘서트가 사실상 전면 금지되면서 엔터사들은 온라인 콘서트(랜선 공연)로 매출 공백을 채워 왔다. 그런데 최근 오프라인 콘서트를 속속 재개하면서 온라인 콘서트를 동시에 진행해 기존 공연에 추가 매출을 더할 수 있게 됐다.
온라인 콘서트는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다. 해외 팬들이 많은 K팝의 특성상 세계 각국의 팬들이 치열한 티켓팅 없이도 동시에 참여할 수 있다. 한 엔터테인먼트업계 관계자는 “최근 기술이 발달하면서 8K 화질의 동영상을 끊김 없이 실시간으로 전송하고, 6개의 앵글로 공연을 중계하는 등 다양한 기능이 생겨 오히려 온라인 콘서트를 선호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회사 입장에서도 온라인 콘서트는 오프라인보다 비용 대비 수익성이 높아 코로나 이후에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BTS가 2020년 10월에 개최한 랜선 콘서트 ‘맵 오브 더 소울 원’엔 99만명의 시청자가 몰렸다. 업계가 추정하는 매출액은 약 540억원에 달한다. SM엔터(에스엠(041510))가 지난해 4월 열었던 ‘비욘드 라이브’ 랜선 콘서트는 첫 공연인 슈퍼엠 공연에서만 7만5000명의 시청자를 모으고, 2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 1월 1일 SM엔터 소속 아티스트들이 총출동한 신년 무료 콘서트는 전 세계 161개 지역에서 약 5100만명이 시청해 한국 온라인 콘서트 최다 기록을 세웠다.
엔터사들도 온라인 콘서트를 위한 전문적인 회사를 통해 관련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SM엔터는 JYP엔터와 손잡고 온라인 콘서트 사업을 전담하기 위한 합작 법인 ‘비욘드 라이브 코퍼레이션’을 설립했다. 당시 세계에서 처음 시도된 온라인 전용 유료 콘서트 사업모델로 주목을 받았다. 하이브는 YG엔터와 함께 글로벌 스트리밍 솔루션 기업 키스위(Kiswe)의 합작 법인 ‘KBYK라이브’에 공동으로 투자하기도 했다. 이 회사는 온라인 콘서트를 중계하는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 ‘베뉴라이브’를 운영하고 있다.
BTS의 서울 콘서트를 비롯해 올해엔 각 엔터사의 주요 아티스트 공연이 잇달아 열릴 전망이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엔터사들의 실적에 가장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오프라인 콘서트 재개는 시간문제”라며 “2월 트와이스(JYP엔터)의 미국 LA 공연, 3월 BTS의 서울 공연, 4월 트와이스 일본 공연, 5월·6월 NCT(SM엔터)의 일본 공연까지 국내 정상급 아티스트들의 월드 투어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