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종합상사 4곳이 지난해 원자재 가격 상승에 힘입어 호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LX인터내셔널(001120)이 4%에 가까운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수익성을 대폭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 기준 ▲LX인터내셔널 6562억원 ▲포스코인터내셔널(047050) 5854억원 ▲삼성물산(028260)(상사 부문) 2960억원 ▲현대코퍼레이션(011760) 351억원 순으로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수익성 평가의 척도가 되는 영업이익률은 LX인터내셔널이 3.93%를 기록했다. 이어 ▲포스코인터내셔널 1.72% ▲삼성물산(상사 부문) 1.71% ▲현대코퍼레이션 0.93% 순이었다.

그래픽=이은현

업계에선 LX인터내셔널이 4%에 가까운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것을 두고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통상 종합상사의 영업이익률은 1~2% 수준이기 때문이다. LX인터내셔널은 2020년까지만 해도 영업이익률이 1.42%에 불과했다. 1년 사이 영업이익률을 2.5%포인트(P)가량 끌어올린 배경에 대해 LX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석탄 등 원자재 가격 급등뿐 아니라 해운 운임이 치솟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현재 LX인터내셔널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물류 사업은 자회사인 LX판토스가 도맡고 있다. LX판토스는 화주를 대신해 화물의 운송 업무 일체를 책임지는 '포워더' 역할을 하고 있어, 화물 운임이 오를수록 전체 수익도 늘어난다.

삼성물산 상사 부문도 2020년 0.7%에 그쳤던 영업이익률을 지난해 1%P 상승시켰다. 삼성물산은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수익성이 대폭 하락하자, 우량 거래처 위주로 사업을 확대해 체질을 개선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현대코퍼레이션의 영업이익률은 전년 대비 소폭 하락했다. 2020년 두 회사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2.21%, 1.15%였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 대비 늘어났으나, 수익성은 되레 떨어졌다.

종합상사 관계자는 "종합상사마다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르기 때문에 시황이 좋아도 수익성에서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가령 LX인터내셔널은 석탄과 물류,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천연가스와 트레이딩(중계 무역)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 사업마다 마진율이 다르고, 원자재의 경우 원가 상승이 판매가에 반영되는 시점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수익성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생산한 부품이 적용된 수소전기차. /포스코인터내셔널 제공

종합상사들은 올해 트레이딩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각종 신사업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다. LX인터내셔널의 경우 올해 배터리 핵심 소재인 니켈 광산과 판유리 제조기업 한국유리공업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화학·소재업체 SKC(011790), 식품업체 대상(001680)과 함께 1800억원을 투자해 생분해 플라스틱(PBAT) 생산 및 판매를 위한 합작법인도 설립하기로 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도 최근 전기차 핵심 부품인 구동모터코아를 생산하는 전용 공장을 준공하고 이달부터 정상 가동을 시작했다. 이를 통해 국내 최대 수준인 연간 200만대 규모의 생산 체제를 갖추게 됐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멕시코 생산법인 설립 투자에 이어 올해 안에 유럽 지역에도 생산거점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코퍼레이션도 러시아에 차량용 플라스틱 생산 공장을 세우고 올해부터 본격 생산에 들어가 유럽 시장에 차량 부품을 납품할 계획이다. 삼성물산은 미국과 캐나다 등에 태양광 발전소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종합상사들이 트레이딩 사업 비중을 줄이면서 사업회사로 변신하는 과도기에 있다"며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이 완료되면 현재 1~2%대 영업이익률이 상장 기업 평균인 5%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