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기기·인프라 제조 기업인 LS일렉트릭(LS ELECTRIC(010120))이 전기차 부품 사업의 물적분할을 발표하자 주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성장세가 높은 전기차 부품 사업을 떼어내 기업공개(IPO)에 나서면 LS일렉트릭 가치가 하락할 것이란 우려에서다. 다만 전기차 부품 사업의 매출 비중이 2%대에 불과한 만큼 과도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다는 시각도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LS일렉트릭은 최근 EV릴레이 생산 부문을 물적분할해 'LS이모빌리티솔루션'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3월 28일 주주총회에서 분할을 의결한 뒤 4월 1일자로 신설 법인이 출범한다. LS일렉트릭은 신설 법인의 IPO에 대해 "정해진 바 없다"고 밝혔으나 내부적으로는 조만간 IPO를 추진해 투자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V릴레이는 전기·수소차의 구동 기능을 맡고 있는 파워트레인에 전기에너지를 공급, 차단하는 핵심 부품이다. 에너지저장장치(ESS), 전력인프라스트럭처,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 등 미래 에너지 사업에서도 EV릴레이는 전력제어 부품으로 사용된다. 일종의 스위치와 안전차단기 역할이다.
LS일렉트릭은 "물적분할을 통해 (신설법인을) 차별화된 기술, 고객, 사업문화 기반을 갖춘 글로벌 초우량기업으로 성장시킬 것 "이라며 "다양한 사업문화 구조를 단순화시켜 기업·주주가치를 향상시키려는 목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LS일렉트릭 주주들은 반발하고 있다. LS일렉트릭 주가는 물적분할 발표 후 급락했다. 최근 여러 기업들이 성장성이 높은 사업을 물적분할한 뒤 상장시키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데, 기존 주주들은 신설 회사의 지분을 한 주도 받지 못하고 성장성 높은 분야가 떨어져 나가면 기업가치가 하락한다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주주들이 반발하자 금융당국과 정치권은 물적분할 대책 마련에 나섰고, CJ ENM(035760)은 결국 물적분할 계획을 철회하기도 했다.
LS일렉트릭의 물적분할을 놓고 증권가의 시각은 엇갈린다. 우선 LS일렉트릭은 LG화학(051910)·LG에너지솔루션(373220) 등 기존 물적분할 사례와는 달리 봐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LS일렉트릭은 전력기기, 전력인프라, 자동화 사업이 전체 매출의 78%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EV릴레이 사업의 지난해 매출은 584억원으로 전 매출의 2.2% 수준에 불과하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비핵심사업의 물적분할로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 크지 않은데 주가 급락은 과도하다"라고 말했다.
반면 당장 매출 비중은 적어도 기업의 성장 방향과 연관이 있는 만큼 가볍게 볼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EV릴레이의 매출 증가율은 최근 전기차 시장 성장에 힘입어 2년간 15%를 넘겼고, 올해도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동헌 대신증권(003540) 연구원은 "전력기기에서 전력플랫폼 회사로 성장할 (LS일렉트릭) 회사는 다양한 신사업 분야가 확대될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기대가 밸류에이션을 형성하는 것"이라며 "EV릴레이는 전체 매출액의 3% 내외에 불과하지만, (이번 물적분할은) 향후 성장 신사업에 대한 지배구조 및 전략의 문제"라고 말했다.
LS일렉트릭은 전력기기 제조 기업임에도 EV릴레이 사업 덕분에 전기차 관련주로 분류된다. 황어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주가 부양책이 나와야 될 시점에 아쉬운 의사결정"이라며 "EV릴레이의 매출 비중은 2.2%로 낮지만 (물적분할 후 IPO로) 소실되는 지분가치는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