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로 4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친 사고가 발생한 여천NCC에 고용노동부가 중대재해처벌법 수사를 위해 전면 작업중지를 명령했다. 전 공장이 이미 풀가동되고 있는 만큼, 사고가 발생한 공장의 공급능력 만큼 생산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곳에서 제품을 받고 있는 한화솔루션(009830)과 DL케미칼은 재고와 대체 수급처 파악에 나섰다.
고용노동부는 11일 폭발사고가 발생한 전남 여수시 화치동 여천NCC 제3사업장 전체에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다. 재해 원인을 파악하고 안전보건관리책임자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 및 경영책임자의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 등을 수사하기 위해서다. 여천NCC는 이번 사고 원인에 대해 "에틸렌 공정 설비 중 급랭 공정 정비 작업이 지난 1월부터 최근까지 진행됐고 설비 가동을 위해서 압력을 높이던 중 플로팅 커버가 이탈하면서 폭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장 작업중지 기간은 기한이 정해져 있지 않다. 앞서 지난달 21일 공장 화재로 사망자 1명이 발생한 에코프로비엠(247540)은 사고 당일 이후 지금까지 작업이 중지됐다. 회사 측은 화재 원인 규명이 끝나고 안전이 확보됐다고 판단되면 작업중지 해제를 요청할 수 있다. 업계는 에코프로비엠보다 여천NCC의 인명피해가 큰 만큼, 작업중지 기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여천NCC는 여수국가산업단지에 총 4개의 사업장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제3사업장은 생산 규모가 3번째로 크다. 제3사업자의 연간 생산능력을 살펴보면, 에틸렌 47만톤(t), 프로필렌 24만t, C4 유분 18만t, 벤젠 11만t, 자일렌 3만t 등이다. 여천NCC 전체 생산능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제품별로 다르지만 적게는 15%, 많게는 26%를 차지하고 있다.
제3사업장의 물량을 다른 사업장에서 나눠 생산하기도 어렵다. 여천NCC는 최근 석유화학제품 수요 급증으로 가동률을 최대로 끌어올렸다. 지난해 3분기 기준 1사업장의 가동률은 제품 라인별로 87.5~105.5%를 기록했고, 2공장과 3공장 역시 각각 91.2~100.4%, 104~112.7%에 달했다. 단일 라인으로 운영되는 4사업장 가동률은 115.1%까지 치솟았다. 여천NCC 관계자는 "다른 사업장도 최대한 생산하고 있는 상황이라 생산 차질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천NCC는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이 50대 50으로 합작해 세운 회사로 생산 제품은 두 회사로 대부분 납품된다. 한화솔루션은 에틸렌과 프로필렌을, DL케미칼은 에틸렌과 C4 유분 등을 여천NCC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은 현재 여천NCC 사고로 인한 영향의 규모와 대체 수급처를 파악 중이다. 한화솔루션은 에틸렌의 경우 여천NCC 외에 SK, 해외 4~5개사를 공급처로 확보해 놨지만 프로필렌 수급처는 여천NCC와 대한유화 뿐이다. DL케미칼 역시 에틸렌과 C4 유분을 여천NCC와 한화토탈 두 곳에서만 공급받고 있다.
여천NCC 사고의 경우 폭발 원인에 대해 사측이 대략적으로 파악하고 있는 만큼 가동중지 기간이 길어지지 않으면 한화솔루션, DL케미칼의 피해는 줄어들 수 있다. 한화케미칼과 DL케미칼 관계자는 "재고와 대체 수급처를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