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여천NCC 여수공장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해 현재까지 4명이 사망하고 4명이 중경상을 입으면서 여천NCC가 화학업계 첫 중대재해처벌법 수사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소방당국에 따르면 오전 9시 26분쯤 전남 여수시 화치동 여천NCC 여수공장 3사업장에서 폭발 사고가 났다. 당시 작업자 총 8명이 현장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구체적인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역시 폭발사고가 발생한 직후 여수에 조사 인원을 파견했다. 지난달 27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사망사고이자 화학업계 첫 사고인 만큼 여천NCC도 수사 및 처벌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중대재해처벌법은 공사 금액 50억원 이상의 공사 현장, 상시 근로자 50인 이상인 사업장에 적용된다. 여천NCC 3사업장의 경우 지난해 3분기 기준 토지·건물·기계 등을 합한 장부가액만 1221억원 규모다. 작년 3분기 기준으로 생산직 751명을 비롯해 총 1017명의 직원이 있다.
여천NCC는 1999년 12월 한화솔루션(009830)(옛 한화케미칼)과 DL케미칼(옛 대림산업 화학부문)이 50:50 현물출자방식으로 설립한 전문 석유화학업체다. 나프타분해설비(NCC)를 통해 화학제품용 기초유분 및 중간원료를 생산하고 있다. 지난 2018년부터 9000억원을 투입해 신·증설 사업을 완료, 현재 에틸렌 230만톤(t), 프로필렌 128만t, 부타디엔 37만t을 생산할 수 있다. 이는 아시아 최대 규모다.
여천NCC는 최금암 대표이사 사장, 김재율 대표이사 부사장이 공동으로 이끌고 있다. 최 사장은 한화그룹 경영기획실장을, 김 부사장은 대림산업 사장을 각각 역임했다.
여천NCC 3공장에서 사고가 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1년 10월에도 폭발 사고로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해당 공장에서 수소가스가 폭발해 작업자 1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어 병원 치료를 받았다. 가스관 이음새 부근이 새지 않도록 보수 작업을 하던 중 발생한 사고로 알려졌다.
여수국가산단에 함께 있는 여천NCC 1·2 공장에서도 여러차례 사고가 있었다. 2006년 1월 여천NCC 1공장에서 냉매 오일이 유출돼 작업자 2명이 중화상을 입었고, 2008년 5월에도 가스 누출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2명이 부상을 당했다.
이날 노대영 여천NCC 제조총괄 공장장은 제3공장 교육관에서 사고 브리핑을 열고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사고 원인에 대한 적극적이고 철저한 조사와 사후 대책, 피해 유가족 대책 등을 마련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사고 원인에 대해선 "에틸렌 공정 설비 중 급랭 공정 정비 작업이 지난 1월부터 최근까지 진행됐고 설비 가동을 위해서 압력을 높이던 중 플로팅 커버가 이탈하면서 폭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