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가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의 합병을 승인했다.
9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임의신고국인 싱가포르의 경쟁·소비자위원회(CCCS)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에 대해 조건 없는 기업결합 승인을 내렸다. 대한항공은 전날 CCCS로부터 "두 항공사의 인수·합병은 싱가포르 경쟁법 상 금지되는 거래가 아니다"라는 내용의 승인 결정문을 받았다고 한다.
CCCS는 항공 산업 규제 기관, 경쟁사, 소비자 등의 이해 관계자로부터 대한항공의 결합에 대한 의견을 받은 뒤 이러한 결론을 내렸다. CCCS는 여객 부문에서 싱가포르항공 등 경쟁 항공사의 경쟁 압력으로 가격 인상 가능성이 작고, 화물 부문에서도 경유 노선을 활용한 잠재적 경쟁자로 인한 초과 공급 상황 등으로 경쟁 제한 우려가 낮다고 판단했다.
싱가포르의 합병 승인을 받음으로써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를 진행 중인 국가는 한국, 미국, EU(유럽연합), 일본, 중국, 영국, 호주 등 7개국만 남게 됐다. 한국, 미국, EU, 일본, 중국은 필수신고국가이고 영국, 호주는 임의신고국가다.
앞서 대한항공은 필수신고국인 터키, 대만, 베트남으로부터 기업결합을 승인받았다. 또 태국으로부터는 사전 심사 대상이 아니라는 통보를 받았다. 임의신고국의 경우 싱가포르에 앞서 말레이시아로부터도 승인을 받았다. 필리핀으로부터는 신고 대상이 아니어서 절차를 종결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날 오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결합에 대한 승인 여부를 심의하는 전원회의를 연다. 공정위는 앞서 두 항공사가 합병하기 위해선 공항 내 이착륙 허용 횟수인 슬롯과 특정 지역 운수권 일부를 반납해야 한다는 '조건부 승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미승인 상태인 국가의 경쟁 당국과도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이라며 "조속한 시일 내 절차를 마무리해 아시아나항공 인수 절차를 마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