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그룹 지주사인 현대중공업지주가 지난해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조선 부문에서 1조4000억원에 가까운 적자가 발생했지만, 정유와 건설기계 부문으로 상쇄하며 창사 이래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대표. /현대중공업그룹 제공

◇ 정유·건설기계 호실적에 그룹 사상 최대 실적

7일 현대중공업그룹에 따르면 지주사인 현대중공업지주는 지난해 연결 기준으로 매출 28조1587억원, 영업이익 1조854억원을 달성했다. 당기순이익은 1860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최대 실적을 견인한 것은 정유·건설기계 사업이었다. 정유 부문인 현대오일뱅크는 매출 20조6065억원, 영업이익 1조1424억원을 거뒀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유가 상승으로 인한 재고 효과 확대와 석유제품 수요 회복에 따른 제품 크랙(원유와 석유제품 가격 차이)이 상승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현대건설기계는 지난해 출범 이후 최대 실적인 3조5520억원의 매출과 전년동기 대비 98.5% 상승한 181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지난해 8월 그룹에 편입된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매출 1조6782억원, 영업이익 373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일렉트릭은 지난해 매출 1조8060억원, 영업이익 97억원을 거뒀고, 현대글로벌서비스는 환경규제 강화에 따른 친환경 선박 리트로핏(Retrofit·개조)과 선박 부품서비스 부문의 수주 호조로 전년 대비 7.8% 상승한 매출 1조876억원을 기록했다.

현대건설기계가 생산한 34톤(t)급 굴착기(HX340SL). /현대건설기계 제공.

◇ 한국조선해양, 수주 목표 152% 달성에도 1조3848억 적자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연결 기준 15조4934억원의 매출에 1조384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당기순손실은 1조6322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계열사 별로는 현대중공업이 8003억원(연결 기준), 현대미포조선 2173억원, 현대삼호중공업이 335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한국조선해양의 조선 계열사 3사는 총 228억달러(약 27조3167억원) 상당의 선박 226척을 수주하며 목표 수주액을 53% 초과 달성했다. 그런데도 적자를 낸 이유는 업종 특성상 수주 후 2~3년 뒤 실적에 반영되는 구조 때문이다.

제료비 상승도 재무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업계에 따르면 후판(두께 6㎜ 이상의 철판) 가격은 지난해에만 톤(t)당 60만원에서 120만원으로 2배 올랐다. 통상 후판 가격은 선박 제조 원가의 15~20%를 차지해, 조선사의 수익과 직결된다. 여기에 지난해 통상임금 소송 패소에 따라, 근로자들에게 지급할 임금 총액 6872억원을 충당부채로 설정한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울산 현대중공업 8번·9번 도크의 야경 모습. /현대중공업 제공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에 향후 2~3년 치 일감을 확보한 만큼, 올해는 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을 선별적으로 수주하겠다는 계획이다. 올해는 기저효과의 영향으로 선박 발주가 줄어들 것을 감안해 상선 수주 목표를 작년보다 약 20% 적은 150억5000만달러로 잡았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일회성 비용을 반영해 불확실성을 해소했고 시황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수익성 위주의 영업전략과 친환경기술 개발 등을 통해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우조선해양 인수 무산으로 재무 부담이 해소되면서 올해는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