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9 자주포의 이집트 수출이 마침내 성사됐다.
1일 방위사업청(방사청)에 따르면, 한화디펜스는 이날 이집트 수도 카이로 소재 포병회관(Artillery House)에서 이집트 국방부와 양국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K9 자주포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K9 자주포는 국방과학연구소(ADD)와 한화디펜스 등이 설계단계에서부터 국내 기술로 개발한 우리 육군의 주요 무기체계다. 155㎜ 구경에 약 8m 길이(52구경장)의 포신에서 발사되는 포탄의 사거리는 40㎞에 이른다.
이번 수출계약은 전체 금액이 2조원을 넘는 K9 자주포 최대 규모다. 이전까진 작년 12월 체결한 호주에 대한 수출계약(약 1조원대)이 최대였다. 이번 계약을 통해 이집트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K9 자주포를 운용하는 9번째 국가가 됐다. 한화디펜스는 지난 2001년 터키와 기술이전을 통한 현지생산 방식으로 K9 공급 계약을 맺은 것을 시작으로 작년 12월까지 폴란드·인도·핀란드·노르웨이·에스토니아·호주 등 총 7개국과 수출계약을 맺었다.
이번 K9 자주포 수출은 그동안 국내 방산 업체와 정부 유관 부처와의 협업으로 추진돼 왔다. 한화디펜스는 이집트 국방부와 10여년이 넘는 장기간 협상을 진행했고, 서욱 국방장관이 작년 8월 이집트에 방문해 알시시 대통령을 예방하고 K9 자주포의 우수성을 설명하는 등 범정부 협업이 이뤄졌다.
특히 지난달 19~21일 이집트를 공식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과 압델 파타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 간의 집중적인 협의를 통해 막바지 협상 타결의 계기가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엘시시 대통령은 작년 11월 열린 이집트 방산전시회(EDEX)에서 한화디펜스 부스를 직접 찾아 K9 자주포에 대한 설명을 듣기도 했다.
한편 이날 강은호 방사청장과 이집트 국방부 부장관(Ahmed Khaled)이 서명하는 한-이집트 국방연구개발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 체결식도 함께 이뤄졌다. 양국은 기존 방산물자 조달 협력을 넘어 공동연구·기술협력, 공동생산, 양국 간 군수지원 등에 대한 협력도 강화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