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네트웍스(001740)가 최신원 전 회장 사임에 따른 총수 부재 상황 속에서도 최근 총 35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영업이익률 1%대 사업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사업형 투자회사'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다. 최 전 회장의 장남인 최성환 사업총괄이 각종 신사업 및 투자를 진두지휘하는 가운데, 올해 이사회 입성을 통해 세대 교체를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SK네트웍스는 이달 들어서만 총 3건의 국내외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11일 미국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엘비스가 진행한 1500만달러(약 180억원) 규모의 '시리즈 B-2′ 투자 유치에 참여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지난 14일에는 미국 친환경 대체 가죽 기업 '마이코웍스'에 2000만달러(약 240억원)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전날에는 국내 전기차 완속 충전사업자(CPO) 에버온에 100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로 올랐다고 밝혔다.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왼쪽)과 그의 장남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 /SK네트웍스 제공

SK네트웍스의 연이은 투자는 '사업형 투자회사'로 가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SK네트웍스가 추진하는 사업형 투자회사는 핵심 자회사인 SK렌터카와 SK매직을 중심으로 자체 사업을 영위하면서, 투자회사로서 재무적투자자(FI)의 역할도 하는 '투트랙' 전략을 펼치는 기업을 말한다. 지난해가 사업형 투자회사로의 전환을 준비하는 단계였다면, 올해는 본격적으로 외부 투자 활동에 나서는 한 해가 될 것이란 게 SK네트웍스의 설명이다. 박상규 사장도 올해 신년사에서 "경영 환경 변화에 유연히 대응하기 위해 현재의 사업을 적절히 피보팅(Pivoting·축을 옮김)하고, 다양한 투자를 통해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확보하는 노력을 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SK네트웍스가 사업형 투자회사로 전환하는 배경을 두고 낮은 수익성에 대한 위기의식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2016년에 연간 15조원이 넘던 SK네트웍스의 매출 규모는 2020년 10조원대로 떨어졌으며 영업이익률 역시 수년째 1% 안팎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재무 건전성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는데, 2017년 200%였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9월 말 300%까지 높아졌다. 기업의 지급능력을 보여주는 유동비율은 100%를 하회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매출 규모가 낮아진 것은 2020년 주유소 사업부를 매각한 영향이 컸다"며 "수익성이 저조한 배경에는 종합상사·정보통신 사업 부문의 마진이 낮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작년 3분기 기준 종합상사·정보통신 사업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0%가 넘지만 순이익률은 0.2~0.3%에 불과했다. 순이익률이 4.2~4.3%인 렌터카·렌털 사업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5%에 그쳤다.

SK매직 경기도 화성공장 전경. /SK매직 제공

SK네트웍스는 올해 신사업 투자 확대를 통해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찾고 새로운 미래 먹거리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조직을 개편했다. 기존 투자관리센터를 '글로벌 투자센터'로 바꾸고 '블록체인사업부'를 신설했다. 또 정보통신 관련 신규 사업 발굴을 위해 ICT사업개발실을 새로 만들었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신사업 계획은 구상 중인 단계"라면서 "블록체인 사업의 경우 기존 사업과 접목할 수 있는 방안 등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SK네트웍스가 강화하는 신사업이 최신원 전 회장의 장남인 최성환 사업총괄의 승계 작업과도 연결돼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최 총괄은 SK네트웍스의 각종 신성장 사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으며 산하에 '신성장추진본부'를 두고 투자 관리와 각종 인수합병(M&A) 관련 업무를 전담하고 있다. 최 총괄은 신사업에서 뚜렷한 성과를 낸 뒤 승계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그룹 내 입지를 다질 전망이다.

최 총괄은 지난해에만 26차례에 걸쳐 약 258억원을 들여 SK네트웍스 주식 468만6836주를 사들였다. 최 총괄은 1.89%의 지분을 확보해 아버지 최 전 회장을 제치고 개인 최대 주주로 등극했다. 재계 관계자는 "최신원 전 회장 사임으로 자리가 빈 사내이사 자리에 최 총괄이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라며 "이사회 진입 이후 승계 작업이 더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