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가 조선·자동차·타이어 업종에서 1~10년 일한 근로자에게 근골격계 질환이 생기면 산업재해로 추정한다는 방안을 추진하자 경영계가 불합리하다며 철회를 요구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지난 20일 고용부가 행정예고한 산재 인정기준 고시 개정안의 철회를 요구하는 경영계 의견을 고용부에 전달했다고 21일 밝혔다.

한국경영자총협회./조선DB

고용부는 근골격계질병 추정의 원칙 기준으로 6개 신체부위(목·어깨·허리·팔꿈치·손목·무릎)에 추간판탈출증, 회전근개파열 등 근골격계 질환이 생기면 산재로 추정한다는 내용의 개정안을 지난달 20일 행정예고했다. 조선·자동차·타이어·건설 등 업종에서 용접공·도장공·정비공·조립공 등으로 1~10년 이상 종사자가 대상이다.

경총은 개정안이 역학적 근거 없이 업종·직종 단위 기준을 마련한 것에 불과하며, 일관성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고용부에서 관련 연구용역을 3차례 진행했지만 특정 1년간의 데이터 분석으로 결과를 도출했을 뿐 역학적 근거가 충분히 제시되지 못했고, 연구용역 결과마다 적용대상 직종 결과도 달라 기준의 체계성·정합성 모두 문제라는 것이다.

또 업종·직종 단위로 일괄 적용해 적극적인 작업환경 개선 투자·노력을 기울인 사업장과 그렇지 않은 사업장에 일괄 적용되고, 사업장별 작업량 차이 등도 고려될 수 없는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즉 근로자 근무강도를 50% 이상 완화시키거나 신체부담작업 개수를 약 69.5% 감소시켜도 그렇지 못한 사업장과 동일하게 적용돼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수동작업과 자동화 설비간의 차이점이 반영될 수 없고, 작업량이 많고 적은 사업장 간 구분도 어려울 수 있다.

이에 경총은 의견서를 통해 "개정안이 무분별한 추정의 원칙 적용을 남발시키고, 설문조사 결과 정형외과 의사 및 인간공학 전문가 68%가 추정의 원칙 기준이 부적절하다고 응답해 적용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경영계는 개정안 통과 시 무분별한 산재 승인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본다. 평균 근속연수가 높은 조선·자동차·타이어업종 사업장은 산술적으로 생산직 근로자 대부분이 추정의 원칙 적용대상에 해당하는데, 실제 한 기업은 정체 생산직 근로자 중 50.4%가 회전근개파열 조건에 충족하고 수근관 증후군 41%, 추간판탈출증 36.9% 순으로 조사됐다. 또다른 기업은 회전근개파열 51.5%, 상과염 49.6% 근로자 적용이 가능했다. 경총은 "상병별 적용 직종이 조금씩 상이한 점을 감안할 때, 기업별 전체 추정의 원칙 적용대상 비율은 70~80% 이상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외에 무증상 질환자도 산재로 인정돼 도덕적 해이가 만연화될 가능성이 있고, 기업의 작업환경 개선 의욕이 저하되고 정부의 사업장 제재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임우택 경총 본부장은 "고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전반적인 산재신청 증가로 신속한 산재처리가 더욱 요원할 것"이라며 "제도운영 개선만으로도 산재처리 신속성 개선이 가능한 만큼, 불합리한 고시 개정안은 철회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경총은 고시 개정안에 대한 행정예고 종료 이후에도 고용노동부 및 국무조정실 규제심사 단계에서 경영계 입장을 지속 개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