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한국에너지공과대학(한전공대) 설립 유공자에 대한 대규모 포상을 진행하고 있다. 한전공대는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대선 후보 시절 광주를 찾아 발표한 대표 공약 중 하나였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개교부터 포상까지 졸속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관련 부처와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는 한전공대 설립에 기여한 자들에게 대통령 표창, 국무총리 표창, 산업통상자원부장관 표창 등을 수여할 예정이다. 현재 후보자를 추천받아 표창 대상자를 선별하고 있다. 표창 수여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다. 정부는 오는 3월 한전공대 개교에 맞춰 행사를 열고 포상할 계획이다.
한전공대는 오는 3월 2일 문을 열지만, 인프라가 전혀 갖춰지지 않은 상태다. 전남 나주시 한전공대 부지에는 지상 4층, 지하 1층의 건물 한동만 건설 중이고 서울 여의도의 7분의 1 규모인 40만㎡ 부지가 대부분 공터다. 올해 입학하는 신입생은 한전공대에서 자동차로 10분 거리인 나주혁신산단 에너지신기술연구소에서 교육을 받는다. 재학생은 무료로 기숙사를 이용할 수 있지만, 기숙사 건물이 없어 임시 건물을 사용할 계획이다. 재학생들은 2025년까지 3년여간 공사장 한 가운데서 대학 생활을 하게 된다.
교육법에 따르면 학교를 개교하기 위해선 개교 1년 전 모든 교원과 시설을 완비해야 한다. 한전공대는 특별법에 따라 이런 인프라가 없이도 개교가 가능하도록 혜택을 받았다. 교육계에서는 문 대통령 임기 내에 한전공대를 개교하기 위해 이런 기형적인 대학이 탄생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한전공대 유공자 포상도 문 대통령 임기 중에 진행하려고 졸속으로 추진하는 것이라는 의심을 사고 있다. 정부가 표창을 수여할 때는 유공자 포상 기준을 공고하고, 관계 기관과 단체 등에서 후보자를 추천받는다. 이후 후보자 공개 검증을 거쳐 유공자를 확정한다. 정부 포상 기준에도 '대통령표창 및 국무총리표창 수여절차는 추천기관에서 공적 심사 등을 거쳐 행정안전부로 표창후보자를 추천하며, 행정안전부에서는 대통령 및 국무총리의 재가를 받아 표창대상자를 확정한다'고 돼있다. 일반적으로 이 과정이 4~5개월 정도 소요된다. 이번 한정공대 유공자 포상은 1월에 후보자 추천을 받아 검증과 포상까지 두달만에 완료한다.
한전공대 설립·운영에는 2031년까지 약 1조6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설립 비용은 1조471억원, 운영비는 5641억원이다. 이 중 무상으로 제공받은 부지 비용 1670억원을 제외해도 1조4330억원이 필요하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절반을 부담하고 나머지는 한국전력(015760)이 부담한다. 한전공대 지원 예산은 전력산업기반기금에서 지급하도록 했다. 전력산업기반기금은 국민이 내는 전기요금에서 3.7%를 추가 부가하는 요금으로, '준조세'의 성격을 갖는다.
더불어민주당은 올해 예산에 편성돼있지 않았던 한전공대 지원 예산 290억원을 추가해 지난해 국회에서 통과시켰다. 이 중 250억원은 '전력산업기반기금'에서 지급한다. 전력기금은 전력 산업 발전, 도서·벽지 전력 공급 지원 등 각종 공적 사업을 유지하는 것이 본래 목적이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 신재생에너지 보급, 탈원전 비용 보전 등 본래 목적과 다르게 사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