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 세계 하루 원유 수요가 최소 300만배럴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변이 출현과 감염 확산이 지속되겠지만 지난해만큼 강력한 조치는 시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고, 항공 이용 역시 늘어날 것이란 이유에서다. 원유, 천연가스 등 에너지 공급량도 늘어나 지난해 회복된 수요를 따라잡거나 추월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에너지 정보분석기업 S&P글로벌플래츠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2년 에너지 전망 보고서’를 17일 내놨다.

지난 1년간 에너지 원자재 가격 추이 그래프./S&P글로벌플래츠

플래츠는 올해 원유와 천연가스 공급량이 지난해 회복된 수요를 따라잡거나 추월할 것으로 전망했다. 천연가스(LNG) 수출 확대, 미국 셰일 오일 및 가스 생산량 증가, 비(非) 석유수출국기구(OPEC) 산유국들의 투자 활동이 본격적으로 재개되면서 에너지 공급이 개선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를 통해 원자재 재고량도 회복되면서 에너지 가격이 정상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재고량이 채워지더라도 여유 생산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시장이 공급 차질에 대응하기에는 여전히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플래츠는 1분기까지 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에 이어 여전한 재고 부족과 북반구에서 몰아치는 북극 한파로 에너지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원유는 미국의 미국의 생산량 증가와 주요 산유국들의 증산 기조, 이란 핵 협상 도출 등에 따라 수급 불균형이 해소될 가능성도 있지만, 천연가스는 유럽에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수송하는 노드스트림2의 승인 이슈를 비롯해 공급망 불안 요인이 커 원유와 가스 가격 간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 플래츠는 “1분기에 향방이 그려질 지정학적 상황들이 올 한해 에너지 수급 균형 및 가격 형성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미국과 이란 간 핵 협상은 국제유가 100달러선을 결정짓는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협상 기본 토대가 1분기중 마련돼 4월 말까지 이란에 대한 제재가 전면적으로 완화되면, 올해 말까지 이란산 원유 공급량이 하루 140만배럴 증가할 수 있다. 그러나 합의가 도출되지 않아 이란산 원유가 시장에 풀리지 않으면 OPEC 회원국들의 생산능력은 한계에 달하고, 다른 공급 차질까지 겹친다면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것이 플래츠의 시각이다.

원유 수요는 코로나19 영향에서 보다 자유로워질 전망이다. 올해 역시 코로나19 신규 변이 및 감염 확산이 지속되겠지만 지난해만큼의 강력한 조치는 시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항공 이용에 대한 제한이 풀리고 전 세계 백신 접종 인구가 더욱 늘어나는 만큼 플래츠는 하루 원유 수요가 최소 약 300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플래츠는 “늘어나는 수요와 함께 정유사들의 가동률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오르고, 정제마진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온실가스 배출 감축 노력이 활성화되고 탄소중립 목표를 설정하는 국가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올해 에너지 연소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5%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와 관련해 플래츠는 올해 신재생 발전설비 설치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급등한 원자재 가격 및 인건비 문제로 인해 설치 비용이 최대 10%까지 증가했지만 올해 태양광과 육상 풍력 발전 설비가 각각 4%, 1%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플래츠의 에너지 전망 부문 책임자인 댄 클라인은 “지난해는 코로나19와 같이 혼란스러운 사건으로부터 시장이 재조정되는 것은 대개 수년에 걸친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 해였다”며 “올해에도 재조정은 계속되겠지만, 모든 에너지 시장이 연말까지 정상 궤도로 돌아올 가능성은 희박하다. 에너지 전환의 필요성으로 인해 시장의 기존 방식을 탈피한 더 많은 변화가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