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스공사(036460)가 발주한 공사를 담합하다 적발된 건설사들이 가스공사에 1660억원의 피해 보상금을 물어주게 됐다.
14일 법조계와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전날 가스공사가 19개 건설사를 대상으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가스공사 승소 판결을 내렸다. 피고인 현대건설(000720), 대우건설(047040), GS건설(006360), 삼성물산(028260), 두산중공업, DL(000210)(옛 대림건설), 현대중공업, 금호건설(002990), 포스코건설, SK에코플랜트, 한화건설, 삼환기업, DL이앤씨(375500), 태영건설(009410), 풍림산업, 한양, 대보건설, 삼보종합건설, 신한 등은 가스공사에 1660억원의 피해보상금을 지불해야 한다.
기업별 피해보상금 규모는 대우건설이 170억원으로 가장 많고 두산중공업 104억원, 금호산업 62억원, DL이앤씨는 59억원 등이다. 나머지 기업은 50억원 미만이다.
가스공사는 자사가 발주한 '천연가스 주배관 및 관리소 건설공사'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들이 담합해 손해를 끼쳤다는 이유로 2016년에 건설사들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가스공사는 "입찰담합으로 판명된 주배관 공사 평균 낙찰율(약 84%)과 이후 정상적인 경쟁입찰의 평균 낙찰율(약 70%)의 차이를 각 건설사 최종 계약금액에 적용해 산정했다"고 말했다. 가스공사는 피해 배상금으로 1660억원을 책정했고, 법원은 가스공사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이번 소송은 공정거래위원회가 2015년 가스공사의 '천연가스 주배관 및 관리소 건설공사' 입찰 담합을 적발하면서 시작됐다. 공정위는 가스공사가 발주한 공사에서 총 27건의 담합을 적발했다며 이들 건설사에 174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천연가스 주배관 및 관리소 건설공사는 한국가스공사가 해외 원산지에서 액화천연가스(LNG) 상태로 도입한 후 이를 다시 기화해 대량 수요자인 발전소와 도시가스회사에 공급하기 위한 목적으로 추진한 대형 국책사업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가스공사는 2009년 17건, 2011∼2012년 10건 등 총 27건의 천연가스 주배관 및 관리소 건설공사 입찰을 실시했는데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들은 지속적으로 담합을 했다.
이들 건설사는 2009년 4월 가스공사가 일괄 발주한 공사 입찰 16건에서 사전에 업체별로 낙찰 공구를 배분하기로 했다. 기존에 입찰 참가자격을 갖고 있던 12개사와 신규로 참가자격을 얻은 회사 중 4개사를 16개 공구의 대표사로 하고, 나머지 건설사들은 각 공사의 공동수급체로 구성하는 방식이었다. 낙찰 예정자는 실제 입찰에서 들러리 참여사들이 자신보다 높은 가격으로 투찰하도록 투찰가격을 알려주거나 들러리용 투찰 내역서를 직접 작성해 들러리 참여사들에게 전달하는 방법으로 담합했다.
가스공사는 건설사들의 담합으로 피해를 입었다며 이듬해 소송을 제기했고 5년여만에 승소했다. 현대건설 등 일부 건설사는 담합이 없었다며 정부를 대상으로 행정 소송을 제기했으나 모두 패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