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현대중공업그룹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 결합을 승인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한국신용평가는 "현대중공업그룹의 재무 부담이 사라져 (현대중공업의) 신용도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대우조선해양에 대해선 "재무적 지원에 대한 기대효과가 사라지기 때문에 자체 사업 경쟁력이 향후 신용도 부여에 관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1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는 전날 '현대중공업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시나리오별 신용도 영향'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한신평은 "대우조선해양 인수 무산으로 현대중공업그룹의 재무부담 확대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재무적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신평은 현대중공업그룹의 계열사들도 인수 무산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봤다. 당초 그룹 지주회사인 현대중공업지주는 인수 시점에 1조2500억원 규모의 한국조선해양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약 3900억원을 납입하고, 유상증자에 실패할 경우 그 규모를 확대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또 인수 시점 이후에도 유동성 지원 약정에 따라 최대 1조원의 자금을 추가로 지원해야 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무산될 경우 이런 재무적 지원 부담이 해소될 수 있다.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 등 조선 부문 계열사의 경우 원자재 통합 구매에 따른 협상력 강화, 연구개발 효율화 등이 이뤄지지 못하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지만, 2020년 말부터 수주 환경이 개선돼 자체적인 실적 회복이 가능하기 때문에 굳이 대우조선해양 합병에 따른 시너지를 기대하지 않아도 된다고 봤다.
한신평은 대우조선해양이 현대중공업그룹 내 주요 계열사보다 신용도가 낮기 때문에 인수가 무산될 경우 그룹 전체 신용도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작년 12월 기준 그룹 지주회사인 현대중공업지주의 신용등급은 'A-'다. 현대오일뱅크는 'AA-', 현대중공업은 'A-', 현대삼호중공업은 'BBB+' 등이다. 한신평은 2020년 12월에 대우조선해양에 'BBB-'의 등급을 부여한 바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그룹의 인수 무산으로 어려움이 예상된다. 한신평은 "업적 측면에서는 경쟁구도 완화 및 시너지 창출 가능성이 사라지고 재무적 지원에 대한 기대효과도 제거된다"며 "자체적인 사업경쟁력 및 재무구조가 향후 신용도에 중요하게 반영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