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009830)이 태양광 투자를 위해 최대 4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올해 태양광 부문 실적 회복이 예상되면서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는 것이다. 태양광은 김승연 한화(000880)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의 경영 능력을 평가하는 그룹 핵심 사업으로 꼽힌다.

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채권인 3년물 1500억원, 5년물 800억원 등 총 2300억원 규모의 회사채에 대한 수요예측을 오는 17일 진행한다. 한화솔루션은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4000억원까지 채권 발행 규모를 늘릴 계획이다. 신용등급이 'AA-'로 우량하고, 최근 회사채 시장에 투자금이 몰리고 있어 4000억원 증액은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솔루션은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기존 회사채 상환과 시설 확충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특히 태양광 부문(한화큐셀) 셀/모듈 생산라인 전환에 투자하기로 했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이사 사장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기존 생산라인 개조를 통해 대형화 웨이퍼를 도입하고, 전하선택형 태양전지(TOPCon) 기술을 적용한 고효율 셀·모듈 생산라인으로 전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TOPCon는 기존 폴리실리콘 태양광을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로 꼽힌다. 기존 제품보다 태양광 셀 효율을 25%가량 끌어올린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중국의 태양광 기업들은 이미 TOPCon 기술 연구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오는 2028년 이 기술이 태양광 시장을 완전히 대체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적자를 이어가던 한화큐셀은 올해 흑자 전환이 기대된다. 한화큐셀은 2020년 4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연속 영업적자를 보였다. 지난해 4분기도 적자가 예상돼 5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게 됐다. 가장 큰 원인은 국제 폴리실리콘 등 원재료 가격 상승이다.

한화큐셀은 올해 1분기에도 30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영업손실 규모가 정점을 찍었던 작년 3분기(957억원)와 비교하면 손실 규모가 대폭 줄었다. 여기에 2분기에는 30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6개 분기 만에 영업손실 고리를 끊어내는 것이다.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연간 흑자전환을 기대할 수 있다.

한화그룹에서 태양광 사업이 갖는 의미는 크다. 태양광 사업은 김승연 회장의 후계자로 유력한 김동관 사장이 총괄한다. 김 사장은 2010년 그룹 지주사인 ㈜한화에서 태양광을 담당하며 사업을 주도해왔다. 태양광 부문에서 괄목한 성과를 내야 경영 능력을 인정받아 순탄한 승계 작업이 이뤄질 전망이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가장 주목할 기업은 한화솔루션이다. 올해부터 태양광 사업 실적이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상반기에는 미국 태양광 산업 육성방안(SEMA 법안)이 최종 확정될 예정인데, 한화솔루션은 기존 미국 모듈공장만으로도 매년 1428억원의 세전이익 증가 효과가 발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