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CJ대한통운(000120) 택배노조의 파업이 2주를 넘긴 가운데 택배 터미널 등 현장에서 배송되지 못하고 방치된 물량이 많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파업 동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CJ대한통운과 택배노조의 시각차가 여전히 커 오는 설 연휴까지 파업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1일 CJ대한통운 택배대리점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현장 잔류물량은 25만개였다. 잔류물량은 파업으로 배송되지 못하고 터미널 등에 발이 묶인 택배를 뜻한다. 택배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지난달 28일 잔류물량은 43만개였고, 지난 5일에는 35만개였다. CJ대한통운과 대리점이 파업 이후 대규모 반송 처리와 집하금지(택배 접수 중단)를 진행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6일 서울 중구 CJ그룹 본사 앞에 모인 CJ대한통운 택배노동자들이 단식 선포 및 4차 총파업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조원이 파업을 중단하고 현장에 복귀하는 사례가 늘어난 영향도 있다. 경기 화성에서 20명, 충북 단양·음성에서 11명, 울산·대구에서 각 10명 등의 택배노조원이 노조를 탈퇴하고 배송 업무에 복귀했다. 오전에 파업에 참여했다가 오후에 일부 물량을 나르는 사례도 있다고 한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생계 문제 등으로 다시 배송에 나서는 택배기사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택배노조의 파업 명분이 약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택배노조 가입률이 높은 경기 성남·광주, 전북 군산·익산 등에선 소비자 불편이 계속되고 있다. 직장인 홍모(34)씨는 "2주 전에 주문한 육아용품이 아직도 오지 않았다"며 "배송을 시작했다는 이유로 물건을 받아야 반품할 수 있다고 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상공인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크리스마스에 보낸 물건이 아직도 고객에게 도착하지 않았다' '파업도 파업이지만 소상공인 물건을 볼모로 잡고 하는 법이 어디 있느냐' 등의 불만이 나온다.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는 '"민주노총 택배노조" 전국민에게 피해를 주는 "개인사업자 파업쟁의권" 박탈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와 이날 오전 10시까지 9300여명의 동의를 받았다. 청원인은 "택배노조의 파업인원은 1600명 정도인데 피해를 보는 소상공인은 수천명이고 코로나시대에 생활물류를 받아야 할 국민들은 수만명, 수십만명이 될 수 있다"며 "이기적인 이익집단이 더는 법을 악용하지 못하도록 쟁의권을 박탈해주길 간곡히 호소한다"고 썼다.

택배업계는 파업이 단기간에 해결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택배노조는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에 따른 택배 요금 인상분의 대부분을 회사가 차지했고, 현장에서 분류작업 역시 계속되고 있다며 지난달 28일부터 파업에 나섰다. 지난 6일부터는 단식농성에도 돌입했다. CJ대한통운은 요금 인상분의 절반가량이 택배기사 몫으로 배분되고 있고, 5500명 규모의 분류지원 인력·설비를 투입해 사회적 합의를 이행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파업이 설 연휴까지 이어지면 소비자·소상공인의 불편은 물론,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택배기사와 다른 택배사의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정부는 오는 17일부터 다음 달 12일까지 4주간을 택배 특별관리기간으로 지정하고, 분류전담 인력과 택배기사 등 1만명을 추가 투입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