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회사 성정을 새 주인으로 맞은 이스타항공이 오는 3월 재운항을 목표로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3호기 도입을 완료하고 승무원 훈련도 준비 중으로 국토교통부가 항공운항증명(AOC)을 재발급하는 대로 국내선 운항을 시작할 계획이다.
1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의 3번째 여객기인 보잉 737-800이 지난 6일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현재 경남 사천의 한국항공서비스(KAEMS)에서 상업 운항을 위한 중정비를 받고 있다. 지난달 보유하고 있던 보잉 737 맥스 여객기 2대를 모두 반납한 이스타항공은 이번 3호기 도입을 통해 보잉 737-800 여객기만 3대를 보유하게 됐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기재 단일화를 통해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저비용항공사(LCC)들도 기종 단일화를 통해 정비와 승무원 인력을 일원화해 비용 절감을 추구한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11월 법원으로부터 회생계획안을 인가받은 뒤 국토교통부에 AOC 재발급을 신청한 상태다. AOC는 항공사가 운항을 시작하기 전 안전 운항을 위해 필요한 인력과 시설, 장비 등을 갖췄는지 종합적으로 검증하는 일종의 안전 면허를 말한다. 운항을 위해선 AOC가 필수인데, 이스타항공은 2020년 3월 모든 노선의 운항이 중단돼 AOC 효력을 상실한 바 있다. 통상 AOC 심사에는 3개월이 소요되지만, 이스타항공의 경우 과거 10여년의 운항 경력이 있는 만큼 예상보다 빠르게 나올 가능성도 있다.
이스타항공은 AOC 재발급이 이뤄지는 대로 국내선 운항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르면 올해 3월 김포~제주 노선에 여객기 3대를 투입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130명 규모의 객실 승무원 교육도 준비 중이다. 2년 가까이 객실 승무원들이 운항을 쉬었던 만큼, 비상탈출훈련, 화재진압, 응급처치, 객실서비스 등 비행을 위한 필수 교육을 다시 받아야 한다. 이르면 이달 중 김포공항에 위치한 티웨이항공(091810)의 훈련센터에서 운항 교육을 받을 예정이다. 이번 훈련을 통해 향후 자체 교육을 위한 교관 자원으로 활용하겠다는 게 이스타항공의 계획이다.
약 70명인 이스타항공 소속 조종사들의 훈련도 예정돼 있다. 이들은 항공운항 시뮬레이터 전문 업체를 통해 교육을 받을 예정이다. 다만 국토부에서 AOC 가인가가 나와야 예정된 훈련 일정을 진행할 수 있는 만큼, 이스타항공은 AOC 발급 준비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스타항공은 대외 여건 등을 고려해 하반기부터 기재를 10대까지 늘릴 예정인데, 추가 채용이 불가피한 만큼 2020년 구조조정 과정에서 해직된 조종사들을 순차적으로 재고용할 계획이다.
이스타항공이 올해 3월 재운항을 시작해도 당장 수익을 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이어 오미크론 변이까지 번지면서 항공 여객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항공편당 평균 탑승 인원은 106명으로,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 171명보다 40% 가까이 줄었다. 여기에 에어프레미아, 에어로케이 등 신생 LCC까지 등장해 과당경쟁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장기간 수익을 내지 못할 경우 성정의 추가 자금 지원이 불가피하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사 간 출혈 경쟁 때문에 코로나19 사태가 일어나기 전에도 적자를 보는 기업이 많았다”며 “국제선 재개 여부와 비용 절감이 회생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2019년 제주항공(089590)과 티웨이항공(091810), 진에어(272450)는 각각 329억원, 192억원, 48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이스타항공은 향후 기재 추가 도입으로 국제선까지 재개하는 방식으로 수익 개선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