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파크원 본사에서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중장기 사업 비전과 전략을 공개했다. 왼쪽부터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CFO, 권영수 CEO, 김명환 CPO. /LG에너지솔루션 제공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부회장은 1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LG에너지솔루션 상장 후 시가총액이 중국 배터리 업체 CATL의 시총(5일 종가 기준 236조원)과 격차를 곧 줄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공모가 상단 기준 예상 시총은 70조2000억원이다. 이어 "LG에너지솔루션이 중국 CATL보다 수주잔고가 더 많은 것으로 안다"며 "미래를 볼 때 시장점유율 측면에서 CATL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권 부회장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추가로 배터리 조인트벤처(JV) 설립을 추진 중이라고 했다. CATL과의 점유율 격차에 대해서는 "CATL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면 그 격차는 곧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LG에너지솔루션 기업공개(IPO) 작업이 본격화한 후 모회사인 LG화학(051910)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는 것에 대해선 "단기 조정 후 곧 회복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음은 권영수 부회장과의 일문일답.

-LG에너지솔루션이 글로벌에서 '탑티어(top-tier·일류)' 자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경쟁사인 CATL과 점유율 차이가 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우수한 화학 엔지니어들을 보유하고 있어 배터리 소재 쪽에서 상당한 경쟁력이 있다. 양극재, 분리막 등 주요 소재 부문에서 상당히 앞섰다. 배터리 지식재산권(IP)도 경쟁사를 압도하는 수준으로 보유하고 있다. 또 CATL이 갖지 못한 글로벌 고객군을 가지고 있다. 글로벌 생산 기지도 유럽, 미국, 중국 등에 갖추고 있다. 점유율의 경우 CATL 성장 배경에는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있다. CATL이 글로벌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미국과 유럽 등의 고객사도 확보해야 하는데 만만치 않을 것이다."

-IPO 로드쇼 기간에 기관 투자자들이 회사 측에 가장 많이 질의했던 내용은.

"주로 미팅한 고객들이 장기(롱텀)로 투자하는 분들이 많아서 현재 갖고 있는 품질 이슈도 있지만 미래에 대한 투자에 관심이 많았다. 특별한 이슈는 품질 문제와 CATL 대비 수익성 차이에 대해 질문했다. 수익성 차이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CATL은 중국 고객만 확보하고 있는데, 중국 고객은 수익성이 좋다. 글로벌 경쟁 상황에서 수주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가격이 괜찮고, CATL은 중국에만 공장이 있어서 인건비도 싸다. 재료도 100% 중국산만 쓰고 있고, 생산 장비도 중국 산이다. 지금은 이런 이유 때문에 수익성이 좋은 것이다. CATL은 앞으로 시장 경쟁도 겪어야 할 것이고, 미국이나 유럽에도 공장을 세워야 할 것이고, 중국 재료만 쓸 수 없기 때문에 조만간 수익성 격차가 줄어들 것이다."

-에너지저장장치(ESS) 기업 인수 가능성도 말씀하셨는데, 시장 공략 방안은 무엇인가. 현재 ESS 시장이 국내외 모두 침체인데 극복 방안은.

"여러가지 이유 때문에 해외도 그렇고 특히 국내 ESS 시장이 소강 상태다. 고객 얘기를 들어보면 문제가 생겼을 때 원인 파악이 쉽지 않다. SI(정보시스템 통합) 업체를 인수해 우리가 직접 사업을 하려고 한다. 토탈 솔루션을 제공해 고객에게 좋은 반응을 이끌어낼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화재가 많이 발생했는데 원인 분석을 국가 기관이 다 했다. 결과는 배터리 문제도 있지만, 오퍼레이션 영향 때문에 화재가 발생했다. SI를 우리가 직접 하면, 금년 하반기부터는 국내에서도 ESS 사업이 활성화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해외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배터리 내재화를 추진하고 있는데, 대응 방안은.

"10여년 전에 배터리 사업을 시작할 때도 많은 기업이 내재화를 추진했었다. 모두 결과가 좋지 않았다. 공급의 안정성이 중요한데 (완성차 업체들에게) JV 카드를 꺼냈고, 그게 잘 먹히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와 현대차(005380), 스텔란티스가 그렇다. 이름을 밝힐 수는 없지만, 곧 다른 완성차 업체와도 합작을 계획을 하고 있다. 일부 회사가 배터리 내재화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것 같다. 특히 폭스바겐이 그렇다. 제품력, 원가 경쟁력 등에서 그렇게 성공적이진 않을 것 같다."

-외신에서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는데, IPO 이후에 기업가치와 실적 전망은.

"LG에너지솔루션으로 옮긴 후 처음부터 궁금했던 점은 CATL과 LG에너지솔루션의 시가 총액이 왜 이렇게 차이가 나는가였다. 이해가 안되는 대목이 있었다. 감히 말씀드릴 수 있는 건 현재 상장 후 시총이 70조원으로 예상되는데, CATL과의 시총 차이는 곧 줄어들 것이다. 전기차 배터리는 3년 이후 매출까지 수주했기 때문에 장기적 예측이 가능하다. 현재 수주 잔고는 260조원 가량이다. 이를 위해 캐파(생산능력)를 늘리고 있다. 최소 25% 이상의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

-폴란드 외의 유럽 지역에 공장을 추가로 지을 계획이 있는가.

"현재로선 폴란드 외의 다른 곳에 공장을 투자할 계획은 없다. 진행하는 것은 있지만 확정된 것은 없다. 폴란드는 100% 단독 공장이다. 다른 유럽 지역으로 간다면 합작사가 될 것 같다. 합작을 하게 되면 완성차 공장 옆에 (배터리 공장이) 가는 것이 완성차 업체의 요구 사항이다."

-LG에너지솔루션 물적분할로 LG화학 주가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소액 주주 불만이 많은데.

"최근 기관투자자들과 개인 투자자를 만나봤다. LG화학 주식을 팔고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산다는 분이 많더라.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이 확정되니 투자를 위해 LG화학 주식을 많이 매각했고, 이 때문에 주가 조정이 온 게 아닌가 생각한다. IPO 이후에도 LG화학이 LG에너지솔루션 지분 82%를 갖게 된다. 시총이 70조원이라고 가정하면 최소한 60조원 이상의 가치를 가진 주식을 LG화학이 갖게 된다. 지금의 단기 조정을 거치면 주주가치가 회복되는 쪽으로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시장을 중국 업체가 장악하고 있는데, LG에너지솔루션은 불리하지 않나.

"배터리는 재료가 상당히 중요하지만, 그와 궁합이 맞는 음극재, 전해액 바인더 등을 쓰는 게 더 중요하다. 그 재료를 어떻게 잘 생산하는지도 중요하다. 경쟁력이 걱정되는 대목은 있지만, 똑같은 LFP를 쓴다고 할지라도 궁합에 맞는 재료·공정·기술 등을 잘 어우러지게 사용한다면 중국 업체와의 경쟁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글로벌 공급망 문제가 많다. 원료 수급이나 가격 인상에 대한 전략은.

"최근 공급망 이슈 때문에 내부 점검을 했다. 직원들이 열심히 해서 4대 원재료는 장기로 계약했다. 지금은 문제가 없다. 4대 원재료에 대해선 판가가 연동해 있어서 올라가더라도 수익성 압박을 받지 않는다. 4대 원재료를 쓰지 않는 전해액, 음극재 등은 원가가 오르면 가격 상승 유인이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공급망 관리는 (관련 기업) 지분 투자도 하고 있고 필요하면 JV도 하고 있다. 이 분야에 강점이 있는 포스코(POSCO)와 공동으로 원재료 확보 계획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