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일 한국전력공사 사장 /국회사진기자단

한국전력공사(한전)가 하청업체 노동자 감전 사망 사고와 관련해 7일 오후 정승일 사장 주재로 나주 본사에서 전 경영진을 소집해 재발 방지 대책을 논의했다.

정 사장은 전날 해외 출장에서 귀국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격리가 해제되자마자 회의를 열었다. 이날 오후 2시쯤 시작된 회의는 3시간 가까이 진행됐고 주말에도 후속회의가 이어진다.

이날 회의에선 회사 차원의 공식 사과 여부부터 하청업체 관리·감독 강화방안까지 안전사고 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대책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비상안전경영체제를 즉시 도입하고, 현재 진행 중인 공사를 포함해 전 공사를 임시 중단하고 안전성 검사에 대한 전수 조사를 시행한 뒤 검사를 통과한 공사만 우선 재개하는 방안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단독 작업을 금지하고 2인 1조로 작업을 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지만 이를 하청업체들이 준수하지 않는 상황에서 어떻게 이를 현장에서 지켜지도록 할지에 대한 대책 등 한전 사고의 가장 큰 문제로 손꼽히는 하청업체 관리 감독 강화를 위한 구체적인 대책도 논의됐다.

정 사장이 대국민 사과를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전이 두달여 전 일어난 사고가 언론을 통해 알려지고 나서야 뒤늦게 조치 마련에 나서는 걸 두고 ‘뒷북’ 대응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지난해 11월 경기 여주시의 한 오피스텔 건설 현장에서 30대 하청업체 근로자가 전봇대에서 전기 연결작업을 하던 중 감전 사고로 사망했다. 당시 작업은 한전의 안전 규정에 따라 2인 1조로 진행됐어야 했지만 당시 하청업체에서는 김씨를 홀로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은 전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며칠 전 정 사장과 통화해, 사고 발생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면 한전 사장도 처벌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밝혔다. 안 장관은 지난해 한전의 산재 사망자가 8명으로 가장 많다고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