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구조 개선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두산(000150)그룹이 이르면 올해 2월 채권단 관리에서 졸업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수소 비즈니스 등 신성장 사업에 본격적인 투자 의지를 보이고 있다.
6일 재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은 최근 1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하고 1차 발행가액을 결정했다. 오는 2월 청약 일정을 시작해 납입기일은 같은 달 18일이다. 모집되는 자금 중 6000억원은 채무상환에 사용한다. 다음 달 자금 조달이 예상대로 진행될 경우, 두산중공업은 채권단 졸업 요건인 3조원의 차입금 상환을 대부분 충족시키게 된다.
두산그룹은 채권단 관리를 졸업할 것으로 전망되는 올해를 재도약의 원년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번 유상증자에서 조달 예정인 1조5000억원 중 차입금 상환에 쓸 비용을 제외한 나머지 자금을 투자금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지난해 말 실시한 1조2000억원의 유상증자의 경우 이 자금은 모두 차입금 상환에 사용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역시 올해 신년사를 통해 이 같은 의지를 드러냈다. 박 회장은 "이제 한층 단단해지고 달라진 모습으로 전열을 갖췄다. 더 큰 도약을 향해 자신감을 갖고 새롭게 시작하자"며 "두산이 새롭게 진출한 의약품 보관용 첨단소재 사업과 같이 새 성장동력을 찾는 일에도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자"고 말했다.
지난 3일 공개된 새로운 CI(기업상징)에도 혁신의 의지를 담았다. 기존 CI에 있던 '3색 블록(쓰리 스퀘어)'을 과감히 삭제했는데, 과거의 틀을 벗어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새로운 모습을 상징한다는 게 두산 측의 설명이다. 변경된 색상 '인데버 블루(Endeavour Blue)'에도 '새로운 일을 힘껏 노력해서 한다'는 뜻을 담았다.
재계에서는 두산그룹이 올해 수소 사업을 비롯해 협동로봇·물류자동화 등 신사업에 본격적으로 투자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발전용 수소연료전지, 수소드론, 수소터빈 등 수소 관련 사업은 탈원전 정책에 직격탄을 맞은 두산그룹이 주력하고 있는 분야다. 국내 발전용 연료전지 시장 70%를 점유하고 있는 두산퓨얼셀(336260)을 중심으로 고체 산화물(SOFC)과 고분자 전해질형 연료전지(PEMFC)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두산그룹은 지난해 9월 SOFC 개발을 위해 수소연료전지 연구·개발(R&D)을 담당하는 전문회사 두산에이치투이노베이션을 설립하기도 했다.
수소모빌리티 분야에선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DMI)이 수소드론을 개발·양산한다. 수소드론은 외딴 지역으로 응급 물품 배송, 가스배관 모니터링, 해상 인명구조 등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가스터빈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두산중공업은 수소가스터빈을 개발하는 동시에 창원수소액화플랜트를 통해 블루수소를 생산·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블루수소는 수소 추출 때 발생하는 탄소를 포집·저장함으로써 탄소 배출을 최대한 줄인 공정을 통해 생산된 수소를 말한다.
아울러 신사업 분야인 협동로봇의 경우 국내 시장점유율 1위인 두산로보틱스가 북미·서유럽 지역에 해외법인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연간 판매량 1000대를 돌파한 두산로보틱스는 4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는데, 이를 글로벌 판매 거점 확대·국내외 파트너십 추가 확보·연관 기술 지분 투자 등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또 ㈜두산은 최근 의약품 보관용 첨단소재 사업에 새롭게 진출하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두산중공업 유상증자가 마무리되면, 외부기관 진단을 통해 채권단 관리 체제 졸업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라며 "올해는 두산그룹이 약 2년 만에 채권단 체제 조기졸업을 하게 되는 동시에 미래 성장동력 투자를 통해 재도약을 꾀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