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아그룹의 오너가(家) 3세 이태성·이주성 신임 사장이 취임하면서 3세 경영이 본격화됐다. 2018년 나란히 부사장 자리에 오르고 4년 만이다. 이태성 세아홀딩스(058650)사장과 이주성 세아제강지주(003030) 사장 모두 그동안 실질적으로 경영을 주도하며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해 힘 썼는데, 앞으로 경영 보폭이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태성·이주성 사장은 1978년생 동갑이자 사촌지간이다. 이태성 사장의 부친은 고(故) 이운형 선대 회장으로 고(故) 이종덕 창업주의 장남이다. 이주성 사장의 부친은 이 창업주의 차남인 이순형 현 회장이다.

나이뿐만 아니라 해외 유학 후 그룹에 합류하고 승진한 점도 같다. 이태성 사장은 2000년 미국 미시간대를 졸업하고 포스코(POSCO) 중국법인과 세아제강 일본법인을 거쳐 2009년 세아홀딩스에 입사했다. 이주성 사장은 2001년 미국 시카고대를 졸업한 뒤 액센츄어와 메릴린치증권에서 일하다 2008년 세아홀딩스에 합류했다. 이후 두 사람은 2011년 이사 → 2013년 상무 → 2015년 전무 → 2018년 부사장 → 2022년 사장까지 나란히 승진해왔다.

그래픽=이은현

이태성 사장은 세아홀딩스 대표이자 지분 35.1%를 보유한 개인 최대 주주다. 세아홀딩스 밑으로 세아베스틸, 세아특수강(019440) 등 특수강 중심의 사업들이 있는 구조다. 이태성 사장은 인수·합병을 주도하며 사업 다각화를 추진해왔다. 2015년 포스코특수강(현 세아창원특수강)을 인수하며 특수강 분야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2020년 고부가 알루미늄 소재업체 알코닉코리아(현 세아항공방산소재)도 품에 안으면서 그룹 내 첫 비철금속 사업을 추진하고 나섰다.

이주성 사장 역시 세아제강지주 대표이자 지분 21.6%를 가진 개인 최대 주주다. 세아제강지주 산하에는 세아제강(306200)과 세아씨엠, 동아스틸 등이 있다. 강관(속이 뚫린 봉) 사업이 핵심이다. 2018년 세아제강 부사장과 경영기획본부장을 겸직하며 동아스틸을 인수해 구조관 시장에 진출했고, 미국과 베트남 투자 등을 주도했다.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내면서 이태성·이주성 사장의 경영 성과도 인정받게 됐다. 세아홀딩스는 작년 3분기까지 연결기준 누적 매출 3조9450억원에 영업이익 2640억원을 올렸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올린 영업이익(2201억원)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세아제강지주도 3분기까지 연결기준 매출 2조215억원과 영업이익 2310억원을 기록했다. 세아제강지주 역시 최근 3년간 영업이익(2110억원) 합산치를 웃돌았다.

두 사람 모두 실적을 바탕으로 미래 먹거리 확보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세아제강지주는 2021년 영국에 생산법인 세아윈드를 설립하고, 4000억원을 투자해 해상풍력 하부구조물(모노파일) 생산공장을 세울 계획이다. 올해 초 착공해 2023년부터 공장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연간 생산량은 세계 최대인 24만톤(t) 규모다.

영국 정부는 2030년까지 40기가와트(GW) 규모의 해상풍력 설치를 목표로 현지 제품을 중점적으로 채택할 계획이다. 세아제강지주는 세아윈드가 영국 내 유일한 모노파일 공급업체인 만큼 2023년부터 매년 200~300기의 모노파일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덴마크 오스테드(ØRSTED)로부터 세계 최대 해상풍력 발전 사업인 '혼시(Hornsea)' 프로젝트 모노파일 공급 사업도 따냈다.

혼시(Hornsea) 프로젝트 구역 전경. /세아제강지주 제공

세아베스틸 역시 해상풍력 발전용 특수강 개발·생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관련 수요가 많은 중국과 대만, 인도 등을 공략해 2025년까지 전체 특수강 수출의 10%를 해상풍력용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세아창원특수강은 2021년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ARAMCO)와 손잡고 스테인리스 무계목 강관·튜브' 현지 생산법인을 세웠다. 스테인리스 무계목 강관은 이음새가 없어 일반 강관보다 내압성·내식성이 강해 에너지, 정유·화학용으로 주로 사용된다. 올해 연간 1만7000톤(t) 규모의 스테인리스 무계목 강관 생산 공장을 착공해 2025년부터 상업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세아그룹은 이태성·이주성 사장 투톱 체제가 공고해졌지만, 단기간 내 계열 분리 가능성은 적다는 게 철강업계 안팎의 전망이다. 세아그룹은 2018년 세아제강지주와 세아제강으로 인적분할 한 이후 이주성 사장의 세아제강지주와 이태성 사장의 세아홀딩스가 두 축이 됐다. 이후 계열분리 가능성이 끊임없이 거론돼 왔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아직 이순형 회장이 현직으로 있고 세아그룹 내에서 해외 사업을 확보하는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요인이 많아서 무리하게 계열분리를 하기보다 이태성·이주성 사장이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