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 산지로 유명한 북유럽 국가 노르웨이가 원유로도 이름을 날리고 있다. 올해 한국이 노르웨이로부터 수입하는 원유량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노르웨이 원유가 세계 최초로 탄소중립 인증을 받자 탄소 감축이 시급한 정유업계가 수입량을 늘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정부의 원유 도입선 다변화 정책에 따라 운송비 환급 혜택이 주어지면서 경제성이 상승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30일 에너지·원자재 정보회사인 S&P글로벌플랫은 국내 주요 정유사의 소식통을 인용해 "한국은 올해 말까지 노르웨이산 원유를 실은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1~2척을 더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를 고려하면) 올해 한국이 노르웨이로부터 공급받는 원유가 2000만 배럴에 육박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역대 북유럽 수입 물량 중 가장 높은 기록"이라고 말했다.

그래픽=이은현

국내로 들어오는 노르웨이산 원유는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올해 1~11월 누적 노르웨이 수입량은 1592만2000배럴로 지난해 연간 수입량(863만1000배럴)보다 85% 증가했다. 노르웨이에서 수입하는 원유량은 2~3년에 한번씩 늘어나는 흐름을 보이는데, 2016년 1858만7000배럴을 기록한 이후로는 수입량이 미미했다. 2017년 73만5000배럴, 2018년 510만1000배럴, 2019년 72만8000배럴 등이다.

S&P글로벌플랫은 국내 정유업계가 노르웨이산 원유의 수입을 늘리는 이유로 '탄소중립'을 꼽았다. 스웨덴 에너지 기업 룬딘은 노르웨이 남부 도시 스타방에르에서 서쪽으로 140㎞ 떨어진 곳에 위치한 해상 유전 '요한 스베드럽' 유전을 운영 중인데, 이곳의 원유는 탄소 배출량이 일반 유전의 4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원유 생산 공정에서 탄소 저감 기술을 활용하고, 가나와 멕시코 등에 나무를 심어 원유의 탄소 배출 총량을 '0′으로 만든 것이다. S&P글로벌플랫은 "한국은 올해 1~10월까지 노르웨이로부터 1490만배럴의 원유를 공급받았는데, 약 70%는 탄소중립 인증을 받은 요한 스베드럽 원유였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탄소 다배출 업종으로 꼽히는 정유업계는 탄소중립 원유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GS칼텍스는 지난 9월 요한 스베드럽 원유 200만배럴을 국내에 들여왔다. 200만배럴은 3일 처리량 정도의 물량이지만, 국내 에너지기업 중 최초로 탄소중립 원유를 도입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다른 정유사도 요한 스베드럽 원유를 정기적으로 구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토탈 측은 S&P글로벌플랫에 "일정 비중 이상을 탄소중립 원유로 채우는 것은 조만간 업계의 관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각종 비용 혜택도 노르웨이산 원유의 인기를 끌어올렸다. 정부는 원유 도입선 다변화를 위해 중동 외 지역에서 원유를 들여올 경우 운송비를 지원한다. 석유수입부과금에서 리터(ℓ)당 16원을 환급해주는 식이다. 비중동지역은 중동지역보다 상대적으로 거리가 멀어 수입 시 운송비 부담이 크다는 점을 고려한 정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