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와 대한항공(003490)아시아나항공(020560)간 기업 결합 심사 지연으로 사업 전망이 불투명해진 항공사들이 연말 임원 인사를 두고 고심에 빠졌다. 경영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인사를 건너 뛰거나 인사를 하더라도 소폭에 그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2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003490)은 올해 연말 임원 인사 시행 여부와 시기를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대한항공은 작년에도 일부 보직 이동 외 별도의 승진 인사를 실시하지 않았다. 마지막 임원 인사가 이뤄진 2019년 11월 이후 2년 넘게 임원 인사가 멈춰있는 셈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통상 연말에 한진그룹 차원에서 임원 인사를 실시해왔지만, 올해는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연합뉴스

아시아나항공(020560)도 올해 연말 임원 인사 여부가 불투명하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말 대대적으로 임원진을 교체한 바 있다. 당시 한창수 사장 등 임원 15명이 퇴임했는데, 신규 임원은 8명만 선임하고 조직도 대거 축소했다. 항공사의 핵심 부서인 정비본부와 캐빈본부의 수장 직급을 전무에서 상무로 한 단계 낮췄고 임원 직책도 7개 줄였다.

업계에선 두 대형 항공사(FSC)가 코로나19 장기화로 본업인 여객 사업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큰 폭의 임원 인사를 단행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대한항공의 경우 올해 3분기 여객 부문에서 33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데 그쳤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 3분기 2조11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것과 비교하면 6분의 1수준이다. 아시아나항공도 같은 기간 여객 부문 영업이익이 8분의 1로 줄었다. 다만 두 항공사 모두 화물 부문의 영업이익이 배 이상 늘어난 만큼 성과보상주의 원칙에 따라 인사가 소폭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지연되고 있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결합 절차도 변수로 남아 있다. 대한항공은 올해 1월 9개 필수신고국가 경쟁 당국에 기업결합을 신고했지만, 한국 공정거래위원회를 비롯해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중국 등 5개국이 아직 결론을 내지 않았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기업 결합 심사가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에서 독과점 이슈로 조건부 승인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며 "경영 불확실성이 크다 보니 조직 쇄신보다는 변동을 최소화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고 말했다.

제주항공 승무원이 여객기 내부를 소독하고 있다. /제주항공 제공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저비용항공사(LCC)도 사정은 비슷하다. 제주항공(089590)의 모기업인 애경그룹은 지난달 임원 인사를 실시했지만, 제주항공 내 임원 인사는 별도로 하지 않았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그룹 차원의 임원 인사는 없었지만, 내년 1월 업무 효율화 차원의 부서 통합 등의 조직 개편은 이뤄질 예정"이라며 "이 과정에서 일반 직원의 승진이나 임원의 보직 이동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말했다.

다른 LCC도 연말 임원 인사를 건너 뛸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정홍근 티웨이항공(091810) 대표와 최정호 진에어(272450) 대표의 임기가 내년 3월 만료되지만, 코로나19 위기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연임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LCC 관계자는 "직원들 절반 이상이 무급 휴직 중인 상황에서 승진 인사를 단행하긴 어려운 상황"이라며 "특히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계열사인 만큼 두 항공사의 기업 결합 심사부터 마무리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