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005380)·SK(034730)·포스코(POSCO) 등 국내 주요 기업이 수소 사업을 위해 발족한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이 국회에 수소법을 조속히 통과시켜달라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정부의 수소 경제 활성화 의지를 믿고 43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는데, 사업 시행을 위한 수소법 개정안이 여전히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비즈니스 서밋은 사무국은 21일 오후 국회 여야 대표와 원내대표, 국회 상임위원회인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소위원장과 여야 간사를 포함한 위원들에게 수소산업에 뛰어든 기업들의 호소문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비즈니스 서밋은 지난 9월 현대차, SK, 포스코 등 15개 회원사로 구성된 기업 협의체로, 국내 수소경제 전환과 글로벌 수소산업 진출을 위해 전방위 협력을 위해 설립됐다.

호소문에는 현재 산업위에 계류 중인 수소법 개정안을 이번달 임시국회 회기 중에 통과시켜 달라는 내용과 함께 수소 생산, 활용 등 수소 사업 전체 영역 구축을 위한 적극적 입법 지원을 요청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지난 9월 8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H2 비즈니스 서밋'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부터),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사장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앞서 정부는 지난 2월 세계 최초로 '수소법'(수소경제 육성 및 수소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을 시행했다. 수소법은 미래 친환경 청정에너지로 꼽히는 수소를 바탕으로 수소경제의 기반을 조성하고, 수소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만들어진 법이다. 여기에 정부는 지난 8월 산업부 에너지차관 산하 수소경제정책관을 신설하며 글로벌 수소 선도 국가로 발돋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에 기업들은 수소 사업 투자 계획을 잇따라 발표하며 화답했다. 주요 기업들이 수소 생산과 유통, 저장, 활용 등 수소경제 전 분야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규모는 약 4조원에 달한다.

그러나 정작 사업을 위한 첫 단추인 수소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월부터 발효된 현행 수소법은 수소경제를 육성하기 위한 기구, 정책마련 등 선언적 내용만 담고 있어 청정수소 중심의 수소경제로 전환을 가속화하기엔 다소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지난 5월부터 더불어민주당 정태호, 송갑석, 이원욱 의원이 수소법 개정안을 발의하고 7월과 11월에 이어 이달 1일 상임위 법안소위에 심의 안건으로 상정됐으나 논의조차 못하고 무산돼 총 3번째 불발됐다.

수소법 개정안에는 ▲청정수소 정의 규정 신설 및 등급별 인증제 도입 ▲청정수소 발전 구매 의무화제도 ▲수소가스터빈 등 수소발전 사업의 법적 지원 근거 마련 등 실질적인 수소경제 육성에 필수적인 내용이 담겨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글로벌 수소경제 패권을 초기에 선점하기 위해 세계 각국들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어느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면서 "국회가 12월 임시국회 중에 수소법 개정을 완료해 우리나라가 수소산업의 글로벌 선두가 될 수 있는 정책적 기반을 마련해 줘야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