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 핵심인 태양광 사업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역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태양광 시장이 연 10% 성장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주요 소재·부품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데다,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시장이 빠르게 침체되고 있다.
20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태양광 신규 설치량은 3.5기가와트(GW)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해 설치량 4.7GW에 비해 25% 감소한 수치다. 올해 상반기 태양광 설치량은 2.3GW로 집계돼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2.1GW의 태양광이 설치됐다. 이에 올해 연간 목표치인 4.1GW를 무난히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업계에서 나왔으나, 3분기 설치량이 0.6GW로 급감했다. 4분기에도 3분기와 비슷한 수준의 태양광이 신규 설치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내년에도 국내 태양광 시장이 역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태양광 업계가 추산하는 내년 태양광 설치 전망치는 최대 3.3GW다. 차기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정책에 따라 내년도 태양광 설치량이 3GW 밑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예측도 적지 않다.
하반기 국내 태양광 성장세가 꺾인 데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높은 중국 의존도에 따른 공급난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까지는 기존 계약 물량이 꾸준히 설치되면서 시장이 성장하는 것처럼 보였으나 2분기부터 원자재 수급 불안 및 가격 상승으로 차질을 빚는 사업장이 있었고, 3분기에는 이런 현상이 본격화했다. 내년 상반기까지는 이런 문제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태양광시장조사업체 PV인사이츠에 따르면 태양광 패널의 핵심 소재인 폴리실리콘 가격은 이달 1일 기준 ㎏당 32달러로 집계됐다. 올해 1월에 ㎏당 11.04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3배 뛴 가격이다. 국내 태양광 모듈 제조사들이 4분기부터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제조 단가에 반영하면서 제품 가격이 급격히 오르고 있다. 한화솔루션(009830)의 태양광 부문인 한화큐셀과 현대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모듈 제조사들은 지난 10월에 이어 이달에도 제품 가격을 10%가량 인상했다. 4분기에만 모듈 가격이 20% 가까이 오르면서 태양광 설치를 포기하는 업체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태양광 부품 가격은 올랐지만, 사업 수익률을 계속 떨어지고 있다. 태양광발전 사업 수익을 좌우하는 재생에너지 인증서(REC) 가격은 올해 5월 이후 3만원 초반대에 머무르다가 이달 초 3만9000원대를 회복했다. REC 가격은 지난 2016년 16만원 대를 유지했었다. 5년 만에 5분의 1토막이 난 것이다. 업계에서는 REC 가격 하락으로 태양광 수익이 떨어지는 것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태양광 보급에도 차질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2월 이후 OCI(456040)와 한화솔루션 등 국내 태양광 제조업체들이 국내 제품 생산을 접으면서 정부가 태양광 사업을 확대하면 할수록 중국 업체 배만 불리는 구조가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태양광업체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는 태양광 설비용량을 해마다 약 3.5GW씩 보급해 2025년까지 총 33.5GW까지 늘릴 계획이지만, 현재 국내 산업 구조 상 이런 공급 계획은 불가능하다"며 "국내 기업에 대한 보호 정책이 나오거나 REC 가격이 획기적으로 오르지 않으면 국내 태양광 제조업체나 발전업체 모두 살아남기 힘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