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상장하는 LG에너지솔루션의 몸값이 최대 약 70조원으로 예상되면서 LG화학의 주가 향방에도 관심이 쏠린다. LG화학(051910)의 시가총액은 LG에너지솔루션보다 적은 52조원 규모다. 일부 LG화학 주주들은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한 지분이 상장으로 인해 희석되고 성장 잠재력이 큰 배터리 부문이 떨어져 나가 주가 역시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LG화학이 LG에너지솔루션 지분 70%를 보유할 예정인 데다 자체 배터리 소재 사업 등이 저평가 돼있는 만큼 크게 우려할 일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일 LG화학 주가는 전일 대비 0.94%(7000원) 하락한 74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1월 14일 105만원에 거래되며 52주 최고가를 썼던 LG화학 주가는 이후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30일엔 69만4000원까지 떨어지며 1년 중 최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LG화학의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이 내년 1월 말 상장 계획을 구체화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주당 희망공모가액 범위는 25만7000원~30만원이며, 이에 따른 예상 시총은 60조1380억원에서 70조2000억원이다. 증권가는 세계 배터리 산업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LG에너지솔루션 역시 투자 매력이 높을 것으로 보고, '따상(상장 첫날 시초가가 공모가의 두 배에 형성된 뒤 상한가를 기록하는 것)'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은 크지만, LG화학 주가에 미칠 영향에 대해선 의견이 갈리고 있다. 일부 주주는 LG화학이 보유한 LG에너지솔루션의 지분이 희석된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지금은 100% 자회사여서 LG에너지솔루션의 성과가 LG화학에 모두 반영되지만, 신주발행과 추가 지분매각 등이 이뤄지면 그만큼 LG화학이 가져올 수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의 가치도 줄어들게 된다.
여기에 '지주사 할인' 역시 배제할 수 없다. 투자자들은 지주사보다는 직접 사업하는 회사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고, 이 때문에 자회사를 분리하거나 상장할 때 지주사 가치는 떨어진다. 앞서 한국조선해양의 핵심 자회사였던 현대중공업이 지난 9월 17일 코스피에 상장하자 한국조선해양 주가는 이틀 만에 15%가량 폭락하는 등 크게 조정을 받았다. 한국조선해양 주가는 지금까지도 현대중공업 상장 직전(11만8500원)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LG화학 주가가 조만간 기지개를 펼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배터리 사업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의 가치가 저평가돼 있다는 것이다. 이안나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은 내년 LG에너지솔루션 IPO가 진행되더라도 비즈니스 구조 자체로 의미가 있다"며 "친환경 소재는 연평균 26% 성장을 보이는 PLA(폴리락틱애시드·생분해 플라스틱) 시장에서 글로벌 핵심 플레이어가 될 것이며, 배터리 소재는 양극재 생산량이 지난해 4만톤(t)에서 2026년 26만t으로 확대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 상장으로 배터리주 전반이 힘을 받게 되면 LG화학 역시 그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동욱 키움증권(039490) 연구원은 "LG화학 전지소재부문의 높은 수익성 등을 고려하면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이후 전지소재 가치가 본격적으로 부각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키움증권은 LG화학의 전지소재부문 매출액이 올해 1조7000억원에서 2026년 8조원으로 약 4.7배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지연 신영증권 연구원 역시 "내년 초 LG에너지솔루션 상장에 따른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