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옛 SK이노베이션 배터리 부문)이 스웨덴 완성차 업체 볼보의 자회사인 폴스타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는 등 유럽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3일 배터리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SK온은 볼보의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의 ‘폴스타5′에 NCM9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했다. 토마스 잉겐라스 폴스타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폴스타5에 SK온 배터리가 적용된다고 공식 발표했다. 앞서 SK(034730)그룹의 투자전문 지주회사 SK㈜는 지난 6월 폴스타와 전기차 분야 협력 강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폴스타는 그동안 LG에너지솔루션과 중국 CATL 등에서 배터리를 공급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폴스타는 볼보와 중국 지리자동차가 2017년 설립한 고성능 전기차 제조사다. 지난해 순수 전기차 ‘폴스타2′를 처음 출시했다. 볼보는 중국 저장지리홀딩그룹의 자회사지만, 여전히 유럽 자동차 시장의 강자로 꼽힌다. 폴스타2는 스웨덴과 노르웨이 등 일부 유럽 국가에서 테슬라3보다 많이 팔리고 있다. 폴스타는 향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폴스타3′와 ‘폴스타4, 세단인 ‘폴스타5′를 차례로 선보일 계획이다.

SK온의 헝가리 코마롬 제1공장 전경./SK온 제공

SK온이 폴스타에 공급할 NCM9는 니켈, 코발트, 망간 중 니켈 비중이 약 90%에 달하는 배터리를 말한다. 니켈 비중이 높아지면 배터리 성능이 좋아지지만 그만큼 안전성이 떨어지게 된다. SK온은 자사의 안전 관련 기술과 품질 노하우를 바탕으로 NCM9 배터리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최근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는 코발트 함량을 줄여 가격 경쟁력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폴스타5′는 2023년부터 중국에서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며 구체적인 사양은 공개되지 않았다.

SK온은 폴스타의 배터리 공급 계약을 따내면서 포드, 다임러, 폭스바겐 등 주요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고객사로 확보하게 됐다.

스웨덴 완성차업체 볼보의 전기차 ‘폴스타2’./볼보코리아 제공

SK온은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가 유럽에서 생산하는 전기차에도 배터리를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SK온은 포드와 미국에서 합작법인 ‘블루오벌SK’를 설립해 배터리 동맹을 이어오고 있다. 포드는 최근 영국 헤일우드 공장에 3억1600만 달러(약 3700억원)를 투자하고, 2024년 중반까지 연간 25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하겠다고 발표했다. 포드의 첫 유럽 내 전기차 생산이다. 앞서 포드는 2030년까지 유럽에서 생산하는 차량 전부를 전기차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SK온이 유럽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다른 대륙보다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가파르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에서 판매된 전기차는 2018년 19만8000대에서 올해 117만대로 6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판매된 차량 12대 중 1대는 전기차였다. 시장조사업체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EU의 전기차 판매량은 2025년 1070만대에서 2030년 2820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중국 진출이 활발한 가운데 SK온이 대대적으로 경쟁에 나서면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